(헬스&사이언스)2025년 해양 열함량 사상 최고
기후변화 진행의 핵심 변수
연간 에너지 소비의 37배
2026-01-13 11:40:06 2026-01-13 18:00:14
2025년 한 해 동안 지구의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가둬놓은 열의 대부분을 흡수하며, 다시 한번 역대 최고 수준의 해양 열 함량(Ocean Heat Content, OHC)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사실은 중국 과학원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대기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어드밴시스 인 애트모스페릭 사이언스(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에 발표한 논문 “2025년 해양 열 함량, 또다시 사상 최고치 기록(Ocean Heat Content Sets Another Record in 2025)”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해양 열 함량은 대기보다 훨씬 큰 열저장 능력을 가진 바다가 얼마나 많은 열을 흡수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후변화의 진행 상황을 예측하는 데 핵심 변수입니다. 이번 보고는 측정이 시작된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열 축적량을 기록했다는 것을 보여주며, 지구 기후시스템이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냈습니다.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열대와 온대 해양의 산호초에서 백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Catlinseaviewsurvey)
 
지구 시스템 내 에너지 불균형 확대
 
이번 연구에는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IAP/CAS), EU의 코페르니쿠스 해양 서비스(Copernicus Marine Service), 미국 해양대기청(NOAA)를 비롯해 전 세계 31개 연구기관에서 5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연구진이 해양 변화를 추적하는 수천 대의 부유형 무인 관측기, 적외선 및 마이크로파 센서 등을 갖춘 위성 등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2025년 한 해 동안 해양의 수면에서 수심 2000m까지 측정한 결과, 해양에 축적된 열량이 전년 대비 약 23제타쥴(zettajoules, 10²¹ joules)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열량은 2023년 기준으로 세계 연간 에너지 소비량의 약 37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즉, 바다가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산업, 교통, 건물 등에서 소비한 에너지 수십 배에 달하는 열을 흡수하고 저장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열 축적은 단순히 바다 온도가 올라간 것을 넘어 지구 시스템 내에 에너지 불균형이 계속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지표로 받아들여집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기록적 해양 열 증가의 결정적 원인으로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증가를 지목합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등 온실가스 농도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제대로 우주로 방출하지 못하고 있고, 이 초과 에너지가 바다로 흡수되고 있습니다.
 
해양 열 함량 상승은 기후 시스템의 불안정과 직결됩니다.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대기, 해양, 빙하, 육지가 서로 맞물리며 에너지를 분배하는 복잡한 구조로 작동합니다. 그 가운데 바다는 축적된 열의 대부분을 저장하는 가장 큰 에너지 저장고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2025년의 기록적인 해양 열 함량 증가는 이러한 균형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에 따른 환경적 파장을 예고합니다.
 
수온이 상승하면 물의 열팽창으로 인해 해수면이 높아지고, 이는 빙하와 극지방 얼음이 녹는 것과 맞물려 전 세계 해안 지역의 침수 위험을 더욱 높입니다. NAS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3~2022년 사이에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10cm 이상 높아졌습니다. 따뜻해진 바다는 대기 중 수증기 공급을 늘려 태풍, 허리케인, 폭우 등 극한 기상현상을 강화하는 에너지원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관측된 기록적인 열대 폭풍과 집중호우는 해양에 축적된 열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도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열대와 온대 해역에서는 해양열파(marine heatwave)가 빈번해지면서 산호초가 하얗게 죽는 백화현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제 산호초 이니셔티브(Internatinal Coral Reef Initiative)에 따르면 전 세계 산호초 면적의 약 84%가 해수 온도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해양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수산물을 비롯해 바다가 제공해온 다양한 혜택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메르카토 오션 인터내셔널(Mercator Ocean International)이 주간 단위로 제공하는 지난 1월10일치 전 세계 해수면 온도 이미지. (이미지=메르카토 오션 인터내셔널)
 
지난 9년 동안 해마다 최고치 경신
 
국제기구들이 축적해온 장기 관측 데이터는 해양 열 함량 증가가 일시적인 변동이 아니라 뚜렷하고 지속적인 추세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번 보고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지난 9년 동안 전 세계 바다의 열 함량은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해 왔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증가 추세가 단기간에 꺾일 가능성은 낮으며,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 수준이 유지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전환되는 과정과 같은 자연적인 기후 변동이 반복되었음에도, 전 지구 해양 전체가 저장하고 있는 열의 총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기상·기후 요인을 넘어, 지구 시스템 전반이 지속적으로 과도한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는 과학적 결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프랑스 메르카토 오션 인터내셔널(Mercator Ocean International)의 카리나 폰 슈크만(Karina Von Schuckmann) 연구원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상황은 명확합니다. 2025년 결과는 해양 온난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줍니다”라고 강조하며, 현재 관측되고 있는 변화가 우연이나 단기 현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서경주 객원기자 kjsuh57@naver.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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