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최악의 엘니뇨 여파에 세계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며 엘니뇨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한 달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한 156.3포인트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19%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18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올해 기상 관측 역사상 두번째로 강력한 엘리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생산 감소에 대한 우려감에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엘니뇨 현상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친 이후 12개월간 원유를 제외한 상품 가격은 평균 5.3% 급등했다.
미국과 호주 기상 당국은 이번 엘니뇨 현상이 20년만에 가장 강력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일본 기상청 역시 태평양 수면 온도가 정상치보다 높다며 1950년 이래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감은 국제 상품 시장에서 곡물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설탕 가격은 지난 3주간 31% 급등했고 유제품 가격 역시 36% 올랐을 뿐 아니라 팜오일과 밀 가격도 각각 13.1%, 6.1% 상승했다.
특히 이러한 엘니뇨 현상은 세계 각국에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먼저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 같은 경우에는 평년치를 웃도는 강수량으로 설탕 원료인 사탕 수수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호주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에는 심하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팜오일과 밀, 코코아, 커피의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건조한 날씨 탓에 숲에 불이 나는 경우도 많고 이것이 가을 수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베트남의 커피코코아협회는 올가을 커피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태국쌀수출협회 역시 올해 쌀 수확량이 15~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 농무부 역시 올해와 내년 호주의 밀 수확량이 예상보다 200만톤 이상 줄어들어 2350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 역시 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과일 숙성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현상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아직 엘니뇨 현상이 심화되지 않았다며 내년 들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 곡물 생산량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FAO 역시 2015~2016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014~2015년 대비 0.9% 감소한 25억3430만톤을 기록하고 재고량 역시 0.7% 줄어든 6억3780만톤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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