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화재서비스손사 노조 출범 9개월 만에 단체협약 체결
삼성화재 상대 교섭 가능성도
2026-01-02 14:00:34 2026-01-03 02:17:36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 노동조합이 출범한 지 9개월 만에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총 29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해를 넘기지 않고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원·하청 간 직접 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출범한 노조인 만큼 향후 노조 영향력도 한층 커질 전망입니다.
 
임금 및 단체협약 본격 준비
 
 
2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서비스손사 노조와 사측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삼성빌딩에서 '2025년 단체협약 조인식'을 하고 첫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노조는 이번 단체협약을 시작점으로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이달 중순에는 노조 사무실도 새로 마련할 예정입니다.
 
노조는 통상 출범 이후 가장 먼저 사측과 근로 약속을 공식화하는 단체협약 체결에 나섭니다. 단체협약은 임금과 근로시간, 복지 등 근로조건은 물론 노사관계 전반에 대해 노조와 사측이 단체교섭을 통해 합의한 내용을 문서로 정리한 계약입니다. 취업 규칙이나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 적용되는 만큼 노조 출범 이후 가장 중요한 절차로 꼽힙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서비스손사 노조는 지난해 3월4일 출범한 이후 4월7일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에 합류하며 12번째 삼성 노조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같은 달 21일 단체협약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에 나섰으며 지난달 30일 총 29차례 협상 끝에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노조는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인한 퇴직·휴직 문제와 일방적인 사측 소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출범했습니다. 모회사에 장기 보상과 콜 서비스 등 핵심 업무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모회사와 동일한 처우가 필요하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입니다. 출범 직후 △임금 인상률 6.9% △노조 기본 활동 보장 △노조 사무실 제공 △모회사와 동일한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대부분 수용하지 않으면서 교섭이 장기화했습니다. 
 
삼성화재(000810) 다른 자회사 노조인 '삼성화재노조'와 '삼성화재애니카손사노조'가 각각 독립된 노조 사무실을 운영해온 것과 달리 서비스손사 노조는 사무실조차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단체교섭에 참여해야 할 조합원들이 교섭 일에 업무를 배정받아 인사 평가에서 불이익을 겪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번 단체협약은 환경적 어려움 속에서도 노조와 사측이 합의를 이끌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박지훈 서비스손사 노조 위원장은 "상생, 소통, 화합을 위한 방향으로 가는 과정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앞으로 함께 헤쳐 나가는 노사 문화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며 "직원들의 고충, 저조했던 임금 등 이런 부분들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번 단체협약은 사실상 첫걸음으로, 앞으로도 일방적인 소통은 항상 견제할 것"이라며 "사측은 문서만으로 노조를 인정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적극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측은 "노조와 회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번 협약이 체결돼 기쁜 마음이며 해를 넘기지 않고 극적인 자리를 만들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서로 믿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관계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란봉투법 '사용자' 범위가 관건
 
노란봉투법이 오는 3월 시행되면 서비스손사 노조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직접 교섭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도 실질적 사용자인 모회사를 상대로 교섭할 수 있도록 교섭 대상 범위를 확대한 개정안입니다. 서비스손사는 삼성화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인 만큼 노조가 교섭 상대를 삼성화재로 지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서비스손사 노사 문제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자회사에서 노사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독립 법인이라는 이유로 거리를 두는 태도를 유지했는데요.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회사 노조가 모회사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고 모회사 역시 이에 응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지게 됩니다. 다만 실질적 사용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서비스손사의 사업비는 전액 삼성화재가 부담합니다. 서비스손사는 사업비 범위 내에서 임금과 복지, OPI 등을 책정하는 구조기 때문에 사업비가 고정된 상태에서는 서비스손사 사측과 교섭만으로 직원 처우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원가와 임금, 인력 운용이 삼성화재 결정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근본적인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삼성화재를 상대로 교섭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박 위원장은 "삼성화재는 독립된 법인이라고 모르쇠 하지만 사실 사업비나 구조적으로 삼성화재에서 직접 관여하는 부분들이 있다"며 "노란봉투법 '사용자'에 대한 지침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상황도 노란봉투법과 관련 있다 보니 교섭이 가능해진다면 삼성화재를 상대로 교섭을 진행할 의향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건 3월에 사용자 범위가 정해져야 알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 노동조합과 사측은 12월30일 서울 중구 삼성빌딩에서 2025년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삼성화재서비스손해사정 노조 제공)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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