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올해 한국 자동차 수출이 주춤한 가운데, 중남미 수출은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면서 수출 다변화와 통상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중남미 자동차 산업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의 대(對)중남미 자동차 수출은 12만99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습니다.
특히 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 등 핵심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들 3개국으로의 수출은 총 3만411대로 지난해보다 53.8% 급증했으며, 하이브리드차(HEV) 수출은 9495대로 1년 새 5배 가량 늘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은 225만4777대로 2.2% 감소했습니다.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고율 관세와 현지 생산 확대 등의 영향으로 7.9% 줄어든 110만7460대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전통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중남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AMA는 “중남미 국가의 1000명당 보급률은 글로벌 평균(200대)보다 낮은 150대 수준으로 향후 차량 수요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중남미 3개국 시장의 경쟁 심화와 정책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중남미 공략을 위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제너럴모터스(GM)와 협업해 2028년을 목표로 중남미 시장용 중형 픽업과 소형 픽업, 소형 승용차, 소형 SUV 등을 개발 중입니다.
멕시코에 생산 공장을 둔 기아는 중남미 전략 모델 K3를 앞세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픽업트럭 ‘타스만’을 공식 출시하며 공략에 속도를 냈습니다. 르노코리아 역시 지난 5월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의 중남미 초도 물량을 선적하며 수출 확대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라 KAMA는 중남미와의 FTA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의 높은 대외 공통 관세(최대 35%)는 한국 기업의 구조적인 가격 경쟁력 열위를 고착시킬 수 있다”며 “특히 유럽연합(EU)-메르코수르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임박하면서 우리 기업의 시장 접근권을 방어하기 위한 FTA 체결이 필수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멕시코가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전략 품목 관세를 최대 50%까지 인상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KAMA는 “한-멕시코 FTA 협상을 가속하는 것이 방어책이 될 수 있다”며 “무역 장벽 해소를 위한 협상력 강화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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