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둘러싼 '계엄·극우' 늪…방향타는 장동혁 '100일 메시지'
국힘 초선의원들 '사과' 메시지 낸다
대구 찾은 지도부, 계엄 책임은 '민주당'
장동혁, 당내 의견 청취 후 메시지 낼 것
2025-11-28 18:00:50 2025-11-28 18:26:58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필요성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소장파' 의원들은 '민심'을 강조하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는데요. 일부 의원들은 '당심'을 강조하며 사과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취임 100일을 맞는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가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부산 중구 광복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부산 국민대회'에 참석, 차량 무대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장파' 의원들 "최소 20명과 함께 사과할 것"
 
정치권에 따르면 김재섭·김용태 등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최소 20명의 의원과 함께 사과 메시지를 내고 지도부가 나서지 않으면 연장판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을 전했습니다. 
 
김재섭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지도부가 계엄 관련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어떡할 것인가'란 질문에 "이미 밝힌 공식 입장처럼 제 나름대로 사과를 하겠다"며 "어제 20명 정도의 의원과 '계엄 사과'에 대한 얘기를 나눴고, 이 인원 정도는 사과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사과의 방식은 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연판장을 돌리거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과를 하게 될 것 같다"며 "또 앞으로 당이 나아갈 방향과 지난날의 성찰 같은 것이 주요 내용이 될 듯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도 전날 <SBS> 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지난 비대위원장 시절 국민께 사과를 드렸지만 다수 국민들은 여전히 계엄 문제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가 12월3일에 반성과 사과의 메시지를 내기를 기대하는 의원들이 많다. 제일 중요한 것은 지도부의 메시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초선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에 동의한다"며 "다만 초선의원만 함께하는 것은 아니고 더 많은 의원과 함께하고자 한다. 중진 의원들도 참여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도 함께 연대할 생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고심 깊어진 '장동혁호'
 
국민의힘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6월 2주 차에 33%로 시작한 국민의힘 지지율은 7월에 19%까지 떨어졌다가 8월부터 11월까지 20% 초반에 머물고 있습니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도 7월 4주 차에 26.2%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8월 4주 차에 37.3%까지 반등했으나, 다시 30~35%대에 갇혀 있는 모습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비상계엄 1주년을 앞두고 당내 여러 의견을 모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대구에서 일정을 보낸 장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메시지에 대해) 고심 중"이라며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상황 변화가 올 것이기에 대여 투쟁 일정 등 모든 것을 감안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지난해 계엄이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계엄을 통해 민주당의 무도함이 드러났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며 "많은 청년들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알게 됐다.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고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이날 지도부는 이재명정부와 여당을 겨냥한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우리가 싸우지 않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누리는 국민들의 일상을 함께 짓밟는 공범이 되는 것"이라며 "'싸우지 마라' '사과해라' 이 말을 하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이 자리에 나와 같이 싸워야 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철현 정치평론가 겸 경일대 특임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장 대표도 두 가지 메시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딜레마 상황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이 영남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여전히 탄핵 반대에 대한 의견이 있어 갑작스럽게 메시지를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선의원 등이 사과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대표에게 메시지를 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준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사과나 반성 메시지가 늦어진다면 국민이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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