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수년간 이어졌던 사법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무 구조와 투자 구조의 불안정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지난 2024~2025년 동안 기업어음(CP)을 반복 발행해 단기 자금 수요를 충당해 왔습니다. CP 잔액은 2000억원대 단기 차입 규모로 누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기가 대부분 1년 이하인 CP 구조 특성상 매년 상환과 재발행을 반복하는 차환 부담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잔여 만기가 1~2년인 CP는 당장 올해 12월부터 2026년에 집중돼 있어 해당 시기 상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발행 당시 금리는 2.7~5.2% 수준입니다. 하지만 시장 금리 변동과 회사 자체 신용도 변화가 맞물릴 경우 향후 차환 이자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카카오 연결 재무제표에 등장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련 손상평가 항목은 카카오엔터가 추진해온 대규모 콘텐츠 투자, 글로벌 확장 전략의 성과가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회수 가능 가치가 장부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특히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SM&카카오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 등 해외 법인을 통한 확장은 투자 규모가 크고 회수 기간이 길어 콘텐츠 성과가 부진할 경우 손상 처리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엔터의 재무 불안정성이 콘텐츠 산업 고유의 구조적 특성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드라마·영화·웹툰·음악 등 지식재산권(IP) 기반 사업은 제작비 선투자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성공 시 글로벌 판권·2차 저작권 매출로 레버리지 효과를 누리지만 반대로 흥행에 실패할 경우 제작비 회수 지연, 저작권자 정산 비용 증가, OTT 편성 지연 등으로 비용 부담이 확대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카오엔터가 추진 중인 글로벌 콘텐츠 투자도 동일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에서 CP 차입 부담이 겹치면 단기 유동성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단기 차입 구조, 만기 집중, 금리 부담, 대규모 콘텐츠 투자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카카오엔터의 중기 재무 안정성은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가 사법리스크를 벗어난 만큼 콘텐츠·클로벌 사업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며 "내년 실적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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