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영학 전공인데 '국제경영' 만점?"…인천대 해명할수록 커진 '유담 의혹'
유담, 이력서에 '경영학과' 학력만 기재...학력 점수는 만점 받아
인천대 해명대로라면 유담 '만점 불가능'… 블라인드 심사 의문
경력 점수도 대학 기준과 안 맞아...경력 점수 바뀌면 순위 역전
2025-11-06 11:04:35 2025-11-06 11:04:35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인천대가 유승민 전 의원의 딸 유담씨의 특혜 채용 논란 관련해 추가 해명을 내놨습니다. <뉴스토마토> 보도와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유씨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된 데 따른 수습 방안입니다. 그에 따른 인천대 해명대로라면 오히려 유씨가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은 더욱 짙어집니다. 더구나 인천대는 이 과정에서 기존 채용 공고문에는 없던 새로운 기준을 내세운 걸로 확인됐습니다. 
 
6일 <뉴스토마토>가 진선미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인천대의 답변서에 따르면, 이 대학은 유씨 채용과 과련해 "학력은 석·박사학위를 '국제경영'으로 이수한 여부, 경력은 '국제경영'을 강의한 경력 여부, 논문의 양 심사는 제출한 모든 논문을 양 심사 배점표에 대입하여 산술적인 점수를 부여했다"고 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제경력 강의만 경력으로 인정된다는 것은 인천대가 진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 새로 추가된 내용입니다. 
 
이에 본지는 '2025학년도 2학기 인천대 전임교원 공개채용' 때 무역학부 국제경영 전공에 지원 25명의 이력서와 점수표를 인천대의 답변과 비교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 대학 해명대로라면 오히려 유씨가 학력 등 점수에서 만점으로 받은 게 더욱 이상해집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딸 유담 씨가 2017년 5월4일 오후 서울 광진구 화양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밖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대 "석·박사 '국제경영'으로 이수 여부 평가"…유담은 '경영학' 전공
 
유씨가 임용될 당시 인천대 무역학부 국제경영 전공 심사에서 학력과 경력, 논문의 양 심사 등을 종합한 1차 심사에서 만점을 받은 것은 유씨를 포함해 단 3명입니다.
 
그런데 앞서 인천대는 진 의원실에 보낸 답변에서 "학력은 석·박사학위를 '국제경영'으로 이수한 여부, 경력은 '국제경영'을 강의한 경력 여부"를 학력과 경력 배점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했습니다. 인천대의 '전임교원 초빙공고'에 따르면, 무역학부 초빙분야는 '국제경영', 추가 지원자격에는 경영학과 학위까지도 가능하도록 해놨습니다. 애초 이 대학 무역학부는 '국제경영' 전공자를 뽑으려고 했던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씨는 자신의 이력서에 연세대 경영학과에서 석사, 고려대 경영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기재했습니다. 이력서에 학력 부분을 '경영학과'라고 적은 겁니다. 유씨는 인천대가 강조한 '석·박사학위를 국제경영으로 이수한 여부'에 해당하지 않는 겁니다. 1차 심사에서 애초부터 만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던 겁니다.
 
유씨의 경쟁자 중 '국제경영' 석·박사 학력이 있는 지원자는 3명입니다. 여기엔 유씨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경영학 전공자까지로 넓힐 경우에야 지원자는 유씨를 포함해 11명으로 늘어납니다. 그럼에도 유씨와 1차 심사에서 만점을 받고 최종 심사까지 올라갔습니다.  
 
인천대 전임교원 채용 1차 심사의 경우 대학 측이 제시한 기준에 모두 부합하면 학력은 10점 만점을 받습니다. 일부 기준만 부합한 경우에는 5점(2등급), 요건에 많이 미달하면 1점(3등급)입니다. 인천대는 경영학 학위가 있는 경우 대부분 5점을 준 걸로 보입니다. 전체 지원자 25명 중 학력 점수에서 5점을 받은 사람은 19명이나 됩니다.
 
유담, 국제경영 전공자 제치고 최종심사로…연구원 '75일 근무' 후 지원
 
유씨와 최종 경쟁까지 올라갔던 A씨는 국제경영 석·박사 학위가 있었기 때문에 만점을 받았습니다. 유씨는 국제경영 전공자가 아니었으므로, 국제경영학 전공자 중 최소 한명은 만점을 받지 못했을 걸로 보입니다.
 
다른 지원자들과 마찬가지로 2등급을 받을 경우 유씨의 1차 심사 순위는 10등까지 떨어집니다. 반대로 국제경영을 전공한 다른 지원자들의 점수를 높일 경우에도 유씨는 1차 심사 통과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인천대가 애초 정량평가였던 1차 심사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한 것이 맞는지 여부도 의심이 되는 대목입니다.
 
경력 점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유씨의 이력서에 기재된 경력은 연구원과 강사 이력 두 개입니다. 유씨는 지난해 3월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올해 3월 고려대 경영전략실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한 게 대표 경력입니다. 인천대에 지원한 시점으로 계산하면 75일가량 근무한 겁니다.
 
유씨는 석사학위 과정이었던 2022년 9월1일부터 2023년 8월31일까지 고려대 경영대학 강사로 근무한 이력으로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2022학년도 2학기와 계절학기 2과목을 강의했습니다.
 
인천대 규정에 따르면 대학 연구소 등 연구경력·강사 등 비전임 교원 강의 경력을 각 40%만 인정해 줍니다. 쉽게 말해 4년제 대학교의 교수 경력이 있다면 100점을 받지만, 유씨처럼 강사 경력만 있는 경우 최대 40점만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경력 점수의 경우도 인천대가 제시한 기준에 모두 부합할 경우 5점(1등급)을 받고, 일부만 인정받을 경우 3점(2등급), 1점(3등급) 순으로 평가됩니다. 기준대로 평가를 받았다면, 유씨가 만점을 받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교수 임용 과정의 상황을 잘 아는 전문가들은 유씨의 박사 과정 후 연구원은 경력으로 인정받을 부분이 없고, 강의 경력 역시 만점에 해당하는 사항인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유씨를 포함해 만점을 받은 지원자 3명을 제외하고, 지원자들 20명 중 1점대 점수를 받은 지원자는 14명, 2점대 점수를 받은 지원자는 1명, 3점대 1명, 4점 이상은 4명입니다.
 
특히 본지가 진 의원실 통해 받은 무역학부 국제경영 전공에 지원 25명의 이력서에 따르면,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 업무를 하고 있는 중앙대 조교수, 국제경영 강의를 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강사, 국제경영·국제경영전략을 강의하는 중앙대 강사, 경영전략(영어)을 강의 하고 있는 고려대 강사, 서강대에서 국제경영전략 강의를 하고 있는 대우 교수 등 이력을 가진 지원자들은 모두 경력을 전부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인천대는 진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서 "우리 대학교는 인천대 전임교원 신규임용 지침과 교육부 공정채용가이드라인을 준수해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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