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국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향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평가받는 IT용 8.6세대 OLED 투자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먼저 투자를 진행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삼성을 뒤쫓는 상황입니다. 업계에서는 8.6세대 OLED의 경우 단순 생산능력(CAPA) 확대보다 고객을 확보해 수익을 내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K-Display 2025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이 삼성디스플레이 부스의 OLED 제품을 활용한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노트북 등 IT 분야에서 OLED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태블릿 OLED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모니터용 OLED 패널의 글로벌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280만대에서 340만대로, 연평균 성장률은 40%에서 69%로 올려잡았습니다.
이에 8.6세대 OLED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8.6세대 OLED는 디스플레이 원장(유리원판)의 크기가 2250㎜X2600㎜인 패널입니다. 기존 6세대 OLED 대비 유리 원판의 크기가 2배가량 커 채산성이 높습니다. 이에 제조 단가 더 낮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투자를 먼저 시작한 건 삼성디스플레이입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충남 아산에 4조1000억원 들여 1000만개의 노트북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IT OLED 패널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중입니다. 내년 2~3분기 가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기업들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입니다. 중국 BOE는 12조4000억원을 들여 IT용 8.6세대 OLED 생산 라인을 구축 중입니다. 특히 가동 시점을 내년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이나스타(CSOT)의 경우, 약 5조8000억원을 투자해 잉크젯 프린팅 방식의 신규 생산라인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잉크젯 프린팅 방식은 유기 재료를 미세한 노즐로 분사해 OLED 픽셀을 만드는 증착 기술로,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에 중국 기업들의 생산능력이 한국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진한 옴디아 이사는 지난 21일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8.6세대 OLED는 수요 성장률이 높지만, 2029년 생산능력이 수요를 앞지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직 업계 주도권을 끌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업계에서는 내년 애플이 출시하는 ‘맥북 프로’에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도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패널업체 대부분이 적자에 시달리는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년간 12.2%의 순이익률 기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OLED 분야에서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단순 캐파를 늘리거나 양산 시점을 앞당기기보다 어떤 고객을 확보하고 실질적으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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