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낮고 신용은 흔들리고…석화업계, 3분기 ‘이중 압박’
3분기 주요 석화사 줄줄이 적자 전망
등급 하향 우려 속 자금시장 불안감↑
2025-10-22 13:44:35 2025-10-22 14:32:25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3분기에도 석유화학 업종의 부진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범용 제품 가격 하락과 원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음 달 예정된 신용평가사들의 하반기 정기 평정에서 ‘등급 하향’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울산 남구 석유화학 공단. (사진=연합뉴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3분기 영업손실은 약 959억원을 기록해 8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매출(평균 전망치)은 약 4조5914억원으로, 전 분기(약 4조9219억원) 및 전년 동기(5조2002억원)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납사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의 초기 비용이 반영되면서 손익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화솔루션 역시 영업손실 규모가 15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태양광 부문에서만 12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회사가 직접 “3분기 신재생 부문에서 1000억원 초반대 적자를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어, 관련 비용 부담이 현실화되는 모습입니다. 
 
LG화학은 상대적으로 나은 흐름을 보이겠지만, 본업의 부진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견고한 실적 덕분에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약 5568억원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석유화학 부문만 놓고 보면 범용 제품 단가 하락과 판매량 둔화로 수익성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상대적 선방이 기대됩니다. 증권가는 3분기 영업이익은 854억원,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줄더라도 이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범용 제품 대신 합성고무·라텍스 등 고부가 정밀화학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수익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어서입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졌던 가동률 80% 선이 무너진 데다 글로벌 수요가 내년까지 둔화할 것으로 보여 단기 실적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신용평가 시장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이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석유화학 업종 내 9개 기업이 ‘부정적’ 또는 ‘하향 검토’ 등급 전망을 부여받은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SK엔무브(AA) 는 세 곳의 신평사 모두에서 하향 검토를 받고 있으며, LG화학(AA+), 한화솔루션(AA-), 한화토탈에너지스(AA-), SK지오센트릭(AA-) 등은 2곳 이상에서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상태입니다. HD현대케미칼(A) 은 3개 기관 모두에서, 여천NCC(A-) 는 2곳에서 부정적 등급 전망을 받았습니다. BBB급에서는 SK어드밴스드(BBB+) 와 효성화학(BBB) 이 부정적 전망에 포함됐습니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분류되면 당장 등급이 하향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1~2년 내 재무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 등급 조정이 검토됩니다. ‘하향 검토’는 그보다 더 단기적인 등급 하락 가능성을 뜻합니다. 석화기업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된 만큼, 하반기 평가에서도 실제 등급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이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업계의 신용도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실제 하향되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석화 기업들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선노력, 후지원’의 원칙보다 금융 인센티브가 동시에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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