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메리츠증권이 리테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지 1년 만에 예탁자산 14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고액자산가를 통한 오프라인 지점도 개설하며 오프라인 시장도 동시에 공략합니다. 내년 초 오픈하는 차세대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입니다.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기업금융(IB)을 통해 성장해온 메리츠증권이 리테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입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Super365 계좌' 예탁 자산이 13조8000억원(9월 말 기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비대면 전용 투자 계좌인 Super365 통해 주식 거래 시 유관기관 제비용을 포함한 모든 수수료가 '제로' 이벤트를 시작한 이래 메리츠증권은 예탁자산 14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벤트 시행 전에는 9355억원에 불과했으나 10여개월 만에 예탁자산이 15배 가량 급증한 것입니다.
계좌 개설 이후 실질적으로 메리츠증권을 이용하는 고객의 비중도 높았습니다. Super365 전체 고객 중 계좌에 1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실질 고객 수를 가리키는 '유잔고율'은 60.3%(9월 말 기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말 43.2%였던 유잔고율은 △12월 48.3% △올해 1월 53.3% △5월 55.4% △7월 56.9% △9월 60.3% 등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월간 해외주식 약정액(거래액)은 올해 3월 10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7월에는 20조원, 8월 말 기준 23조8000억원을 넘어서면서 해외주식 투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말만 해도 고객 수는 2만4000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30만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내년 12월 말 까지로 향후 지속 여부에 대해 회사는 "미정"이라는 입장입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이 이를 통해 확보한 투자자들을 차세대 플랫폼을 통해 유지·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이버증권을 만든
NAVER(035420)의 이장욱 전무를 이노비즈센터장으로 영입해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플랫폼 구축에 한창입니다. 내년 상반기 한국과 미국에 동시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대표이사(CEO) 직속의 이노비즈센터에는 네이버·카카오·토스 출신 개발자 40여명이 모여 커뮤니티와 인공지능(AI), 그리고 주식 거래 등을 결합한 차세대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존 증권사 앱의 복잡하고 어려운 구조를 벗어나 모바일 친화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정보 공간으로 거듭나며 투자자들을 유입시킨 토스증권과 커뮤니티 기능으로 잘 알려진 네이버 종목 토론방의 강점에서 착안, 이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각오입니다. 이 일환으로 지난 8월에는 글로벌 투자자 1000만명 이상이 실시간으로 주식 의견을 공유하는 세계 최대 규모 소셜 투자 플랫폼인 스톡트윗츠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도 공략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고액자산가와 리테일 법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PIB센터 두 곳을 출범시키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존 전국에 6개 지점(△여의도 △강남 △광화문 △대구 △부산 △도곡WM)에 이어 두 곳의 오프라인 센터를 신규로 오픈했습니다. 여의도 IFC본사에 위치한 PIB센터는 삼성증권 기업금융 지점장 출신의 이진주 센터가 이끌며, 리테일 법인 고객을 중점 공략합니다. 고액자산가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신설된 역삼동 GFC에 신설한 PIB강남센터는 하나은행에서 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골드 PB를 역임한 고재필 센터장과, 삼성증권 마스퍼 PB 1기 출신의 최문희 센터장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부문을 회사 성장의 새로운 핵심축으로 만들기 위해 파격적인 수수료 프로모션, PIB센터 신설, 우수 인력 영입 등을 진행했다"면서 "내년 상반기 완전히 새로운 웹 기반 리테일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리츠증권이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고객 중심 혁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Services, 이하 AWS)와 손잡았다. 지난 6월 이장욱 메리츠증권 이노비즈센터장이 함기호 AWS 대표와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하이메 발레스 AWS 아시아·태평양·일본 총괄 부사장(왼쪽)과 메리츠증권 장원재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달 메리츠증권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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