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HD현중 추가 보안 감점에…또다시 표류하는 KDDX
방사청, HD현중에 1.2점 감점 추가 부과
HD현중, 재검토 요구·법적 조치 등 대응
국감 앞두고 정치적 쟁점 비화 가능성 ↑
2025-10-01 14:34:30 2025-10-01 15:15:14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 보안 사고에 따른 감점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경쟁 중인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이번 사업이 경쟁입찰로 진행될 경우 보안 점수 감점으로 인해 한화오션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이 추가 감점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서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입찰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진행해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방사청이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HD현대중공업에 취한 보안 감점 조치를 1년 더 연장해 내년 12월까지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김주철 방사청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당시 보안 사고를 단일한 사건으로 판단해 올해 11월까지 보안 감점을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법률 검토 결과 사건을 분리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돼 보안 감점을 내년 12월까지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보안감점(1.8점)을 받아왔습니다. 당시 임직원 등 9명이 기소됐는데, 8명은 2022년 11월 판결이 확정됐으나,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 형이 확정됐습니다. 
 
당초 방사청은 두 판결을 동일한 사건으로 보고 2022년 11월을 기준으로 올해 11월까지 3년간 보안 감점을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두 판결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내부 검토에 따라 보안 감점도 따로 적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까지는 기존 1.8점의 보안 감점이 적용되고, 그 이후엔 내년 12월까지 1.2점의 보안 감점이 적용됩니다. 
 
HD현대중공업은 즉각 반발하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이미 관련 처분이 모두 내려져 사안이 종결됐음에도, 사업 추진 방식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강력히 이의를 제기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한편,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부과천청사 방위사업청.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방사청과 HD현대중공업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KDDX 사업의 연내 계약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방사청은 조만간 상세설계 입찰 방식과 선도함 건조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HD현대중공업이 추가 보안 감점 조치에 반발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만약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한화오션이 KDDX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에 반발한 HD현대중공업이 추가 감점에 대해 행정처분 취소 소송이나 가처분을 제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에는 HD현대중공업이 원인 무효 소송까지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원인 무효 소송은 애초 사업 추진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점을 주장하는 절차입니다. 법원이 이를 인정하게 되면 사업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앞서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도 2020년 KDDX 기본설계 수주 논란 당시 가처분을 제기하며 법적 공방으로 이어졌고, 국정감사에서는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이를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시키면서 2024년 진행 예정이던 해당 사업이 지연된 전례가 있습니다. 이달 중순 국정감사를 앞둔 현 시점에서도 이번 사안이 다시 쟁점화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두고 전례 없는 상황이라며 KDDX 사업이 또 미뤄질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번 방사청의 판단은 매우 이례적이며, 구체적인 해명과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며 “이 같은 결정으로 KDDX 사업의 연내 추진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KDDX 사업은 선체와 전투체계, 특히 이지스급 전투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구현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총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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