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조선업계 ‘맏형’인 HD현대중공업이 전면파업에 돌입하면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안정성이 흔들려 미국 측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3일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사진=뉴시스)
HD현대중공업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HD현대중공업지부)는 11일부터 오전 8시부터 하루 8시간 근무를 거부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12일에는 HD현대 조선 계열사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조선·HD현대삼호중공업) 노조가 울산조선소 앞에서 공동 집회를 개최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들어 11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적은 있으나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올해 이번이 처음입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노사는 올해 23차례 교섭을 이어왔습니다. 지난 7월18일에는 기본급 13만3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격려금 520만원, 특별금(약정임금 100%) 지급, 기준 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1차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 총회에서 63.8%가 반대해 부결된 바 있습니다.
이후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마스가 프로젝트가 주요 의제로 부상했고,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의 합병까지 결정되면서 노조 내 추가 보상 요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결국 교섭은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일부 조합원은 대형 크레인에 올라 고공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장기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새로운 요구안까지 더해지면서 협상은 한층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면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마스가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파업이 장기화해 생산 안정성이 흔들릴 경우, 미 해군이 한국 조선소에 군함 건조와 선박 운영·유지·보수(MRO)를 맡기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미국은 자국 내에서 노조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만큼 한국 노조에 불안감을 보이고 있어, 프로젝트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측에서는 한국에 “강성 노조 활동 경험이 없는 젊은 인력을 보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보도도 전해졌습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돼 선박 납기가 지연되면 글로벌 선주들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마스가 프로젝트에도 신뢰 하락이라는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루빨리 파업이 원만히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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