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D-30)전 세계 외교 변곡점…4대 관전 포인트
트럼프·시진핑, 경주서 대면 확정…패권 전쟁 기로
한반도 이해 관계국 총출동…"평화가 경제" 조율
2025-09-29 17:19:46 2025-09-29 17:27:34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에 따라 '관세 전쟁'이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와중에 올해 최대 외교 빅이벤트가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예고된 영향입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관세 전쟁의 향방을 가를 미·중 정상회담과 신냉전의 기로에 선 북·미 대화 등입니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과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다질 '경주 선언'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6월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갔다 다시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①트럼프·김정은 깜짝 회동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경제협력체 회의입니다. 이번 회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동시 참석에 따라 경주 APEC의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주요국 정상이 한반도 역학 관계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되는 초입에 벌어지는 외교 무대가 펼쳐진 셈입니다. 
 
이중 신냉전 구도의 핵심인 북한과 미국이 '깜짝 회동' 가능성을 띄우는 분위기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1일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인 2019년 6월30일 판문점으로 향해 깜짝 북·미 회동을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성향을 고려하면,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직후 판문점으로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은 걸림돌입니다. 당시는 이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의 결속을 통해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능력을 고도화했습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이 '비핵화 포기'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밀고 있는 것 역시 북·미 대화의 난이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6월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②한·미 관세 협상
 
주최국인 우리 정부로서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관세 협상의 주요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대통령실은 그간 APEC 정상회의를 사실상 관세 협상 타결 시점으로 설정하고 물밑 조율을 이어왔습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7일 <채널A> 인터뷰에서 "하나의 목표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차기 정상회담 계기일 것"이라며 "APEC 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대면하기보다는 실무 협상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바탕으로 논의가 진전되길 기대한다"며 "한국은 경제 규모, 외환시장, 인프라 측면에서도 일본과 크게 다르다. 이를 고려해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는 교착 상태에 빠진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에 있어 '통화스와프'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의도인데요. 우리 정부의 외환 보유 규모 80%를 넘는 3500억달러의 직접투자는 외환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라는 협상 카드를 통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관세 협상을 통해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달러 유동성 확보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③트럼프·시진핑 담판 
 
APEC 정상회의의 판이 커진 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동시 참석에 따른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중 정상이 나란히 한국을 찾는 건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인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미·중 정상의 만남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등장에 따라 대두된 '자국우선주의'에 대한 논의가 예상되는데요. 시 주석의 '다자주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우선주의'가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APEC을 계기로 미·중 패권 다툼이 긴장 완화 국면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고율 관세와 수출 통제, 대만해협 문제와 남중국해 등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 등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양국이 대화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여전히 첨예한 사안들인 만큼 실질적 '담판'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④경주 선언 
 
APEC 정상회의라는 대단원의 막은 '경주 선언'이 장식할 것으로 보입니다. APEC 정상회의의 의장국인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이라는 의제를 화두로 던졌습니다. 
 
해당 의제는 APEC이라는 경제공동체가 공동의 경제 발전과 번영에 대응하자는 취지입니다. 이는 결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 따라 시작된 자국 우선주의의 대척점에 선 의제입니다. 
 
결국 이른바 '경주 선언'을 통해 APEC 회원의 공통된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또 동시에 의장국인 대한민국이 한반도 평화가 세계의 평화이자, 세계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을지 역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