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액화수소 운반 기술’ 인증…친환경 선박 패러다임 전환 ‘신호탄’
IMO 기술 인증 채택…내년 승인 전망
수소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선점 기대
2025-09-24 14:48:38 2025-09-24 15:11:24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개발한 액화수소 운반 기술이 국제 기준으로 인정되면서, 친환경 선박 전환에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수소 기술은 에너지 전환의 최종 종착지로 평가되는 만큼,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번 성과는 국내 조선업계가 미래 핵심기술 확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입니다. 
 
한국형 액화수소 운반선 이미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는 국내 조선업계가 개발한 ‘액화수소 산적 운반선 지침’ 개정안이 국제기준에 반영됐다고 지난 23일 밝혔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8일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제11차 화물·컨테이너선 운송 전문위원회에서 채택됐으며, 내년 열리는 IMO 제111차 해사안전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될 경우 우리 기술이 적용된 액화수소 운반선 건조가 가능해집니다. 
 
액화수소 운반선은 영하 253℃의 극저온에서 수소를 액화해 대량 운송해야 하는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일본 업체가 주도한 독립형 화물창 방식만 인정돼왔으나, 국내 조선업계가 이번에 ‘선체 탑재형 액화수소 화물창(멤브레인형)’ 기술에 대한 국제 인증을 확보했습니다. 멤브레인형 화물창은 선체 공간 활용도가 높고 경량화가 가능해 운송 효율이 뛰어나며, 독립형 대비 적재 용량과 단열 성능에서도 우위를 지닙니다.
 
국내 조선업계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선박 건조 기술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LNG를 담는 화물창 기술은 아직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업계는 선박 건조 과정에서 해당 기술을 사실상 독점 보유한 프랑스 GTT에 상당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LNG운반선 한 척당 건조 금액은 올해 5월 기준 약 2억5500만달러로, 이 가운데 약 5%인 175억원을 로열티로 지불해야 합니다. 
 
이에 정부와 조선업계는 기술 자립을 시도했지만, LNG 운반선 운항 과정에서 저장탱크 외벽에 결빙 현상이 발생하는 등 결함이 드러나 국산화에 실패했습니다. 이후 개발된 ‘KC-2’ 기술은 앞선 사례로 인해 시장 신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는 현재까지도 GTT에 높은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의존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수소 운반 기술에 대한 국제 인증을 확보함에 따라, ‘에너지 전환의 최종 종착지’로 불리는 수소 분야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할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해당 기술이 실증 단계를 거쳐 상용화되고, 액화수소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경우 국내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에서 액화수소 운반선으로 영역을 확대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프랑스 GTT처럼 로열티 기반의 수익 모델 확보도 가능해집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미래 에너지 시장 선점은 물론 고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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