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이효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 가운데 국정 수행 지지도가 60% 내외를 기록해 취임 초반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 지지율과 비교하면 김영삼(YS)·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으로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정권을 잡게 된 이 대통령은 60%가 넘는 국민적 기대감 속에서 출범했는데요. 다만 1기 내각 구성 중 인사 문제와 광복절 사면 논란으로 한 때 지지율이 주춤하기도 했습니다.
김영삼 83%·문재인 78%에 이어 세 번째
9일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대체로 60% 선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5일 <한국갤럽>이 공개한 여론조사(9월2~4일 조사·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3.1%포인트·무선전화 전화조사원 인터뷰)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직무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응답은 63%로 조사됐습니다. 지난주 조사에 비해 지지율이 4%포인트 올랐습니다. 앞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갑질 의혹을 포함한 인사 문제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사면 문제가 논란이 됐을 당시에 50%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한 모습입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당선된 직후 국정 수행에 대한 기대감에 대해 물었던 6월 둘째 주에 70%를 기록한 후 꾸준히 60%대를 유지했습니다. 이는 탄핵 국면 후 출범한 새 정부란 점에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취임 직후 각종 민생과 경제 중심의 정책과 소통 행보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 밖에 <에너지경제·리얼미터>와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도 7월 한 달간은 60%대를 기록하면서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강선우 후보자와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내각 인사 문제로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이후에는 조국·윤미향 사면 논란과 주식 양도세 등 세제 개편의 불확실성,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 등이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갤럽> 기준 8월3주 차 조사 땐 지지율이 56%까지 떨어졌고, <리얼미터> 기준으로 8월2주 차 조사 땐 51.1%, <미디어토마토> 기준 8월4주 차 조사 떈 48.8%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한·일,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에서 성과를 거두며 지지율이 상승했습니다.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한국갤럽> 기준 김영삼 전 대통령(83%), 문재인 전 대통령(78%)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이 뒤를 잇는 역대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62%, 노태우 전 대통령이 57%,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53%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20%대를 기록한 이들은 윤석열씨가 취임 100일 무렵에 28%를 기록했고, 이명박씨는 21%로 각각 집계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대한민국, AI로 날다 국가 인공지능(AI)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기 내각 인사·외교 성과로 지지율 갈릴 듯"
전문가들은 이재명정부의 초기 평가는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다만 인사 문제로 인해 일부 주춤했던 것을 언급하며 향후 인사 문제가 거듭된다면 국정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또 초반에 외연 확장에 힘을 썼던 것처럼 이후 인사에서도 파격 인사를 등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습니다. 더불어 향후 외교 성과가 추가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국민적 지지 변동 가능성도 점쳤습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어떤 정부에서도 인사는 늘 문제가 되어왔다"며 "다만 초반에 보여줬던 폭넓은 외연 확장이 지속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외교적 성과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지금까지 외부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잘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보이고, 향후 성과가 부진하다면 부정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보수 성향 인사를 적극 포용해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 인선에서도 "진영을 가리지 않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하며 성과 중심의 실용적 인사 원칙을 강조했는데요. 이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이 대표적입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책 연속성과 실무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부 여권 반발에도 송 장관을 유임했는데요. 또 대선 캠프에 합류했던 권오을 전 의원을 국가보훈부 장관에 임명하고,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에 보수 성향 인사를 기용하는 등 이 대통령이 통합 기조를 강조해왔던 것을 전문가들은 높이 평가했습니다. 다만 황태순 평론가는 "자기 세력만 너무 챙기는 것 같다", 남창희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 사면권 사용은 신중했어야 한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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