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또 특검에 소환됐습니다. 이번에는 '서희건설 매관매직 의혹' 때문입니다. 그간 내란 특검에 출석했던 한 전 총리는, 9일 참고인 신분으로 김건희 특검에 첫 출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검은 이날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씨가 금품 등을 받고 인사에 개입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김건희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오후 2시부터 한 전 총리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한 전 총리는 진술거부권을 (현재까지) 행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특검이 이날 한 전 총리를 소환한 것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지난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경위 등을 질문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지난 2022년 6월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박 전 비서실장 임명 배경에 대해 말한 바 있습니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씨가 아직 대통령 당선인 신분일 때 '딱히 누구를 비서실장으로 할지 아이디어가 없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사람이면 좋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전 총리는 "윤씨가 '정말 그래도 되겠나' 세 번을 물었다"며 "'걱정 마시고 뽑아달라'(라고 답했더니) 며칠 뒤 박성근 전직 검사님을 딱 (임명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김씨가 연루된 지점은 김씨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의 금품을 수수한 뒤 박 전 비서실장 인사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목걸이를 전달하고 3개월가량이 지난 2022년 6월 박 전 비서실장이 임명됐습니다. 앞서 이봉관 회장은 검찰에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선물하며 사위인 박 전 비서실장이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인사 청탁을 했다고 자수서를 제출했습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김건희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씨 공천 개입 의혹 당사자인 김상민 전 검사도 이날 오전 특검에 출석했습니다. 특검팀은 최근 김씨 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의 구매자를 김 전 검사로 특정했습니다.
김 전 검사는 지난해 1월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때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김건희씨는 해당 지역구 현역 의원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화해,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불출마를 종용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검사는 총선 경선에서 탈락했는데, 4개월쯤 지난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그림에 대한 보은 성격인 건지 특검이 들여다보는 겁니다.
다만 김 전 검사는 출석길에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의 오류"라며 "지금 특검 수사를 통해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가 많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거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발언에 특검팀은 "특별한 (입장) 말씀드릴 내용은 아니다. 피의자의 자기방어 발언 아닐까 생각한다"며 "(김 전 검사가) 진술거부권 없이 진술 잘하고 있다. (혐의 부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그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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