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특별검사)과 내란 특별재판부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요구했습니다. 장 대표 발언 직후 이 대통령은 "더 세게 할 줄 알았다"며 웃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악수 모습을 보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 장 대표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 겸 회동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만난 것은 지난 6월22일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당시 대표 직무대행), 김용태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한 뒤 약 80일 만입니다. 이 대통령 중재 하에 여야 대표가 처음으로 악수를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특검 연장 등과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는 "취임 100일 동안 대통령보다는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며 "특검의 이런 수사 그리고 또 여당의 입법 강행 이런 것들이 계속된다면 앞서 말씀드렸던 그런 국민들의 불확실성이나 불안감은 두려움으로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국민들의 마음을 잘 관리해주셨으면 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생을 살리고 정치를 복원하고자 한다면 특검을 연장하겠다는 법안이나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는 이런 법안들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과감하게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장 대표는 "여야와 대통령이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주시고 그 소통 창구를 계속 열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장 대표의 발언에 대해 "(장 대표가) 더 세게 하실 줄 알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장 대표의 말에 공감 가는 게 꽤 많다"며 "극복할 수 있는 차이들을 최대한 극복해서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그 간극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소통 창구가 필요하고, 또 민생 중심으로 정치가 흘러갈 수 있도록 국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장 대표의 거부권 요청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솨 장 대표는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가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의 단독으로 회동을 가진 것은 취임 이후 처음입니다.
이날 여야 오찬 회담 자리에는 대통령실에선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김병욱 정무비서관이, 민주당에서 한민수 대표 비서실장과 박수현 수석대변인이, 국민의힘에선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과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배석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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