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페퍼저축은행, 반등 신호 켰지만…영업 정상화는 먼 길
당기순손실 감소세 '뚜렷'…건전성 중심 회복세
손실로 인한 자본 감소 지속…만기구조도 불안정
2025-09-04 06:00:00 2025-09-0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일 11: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페퍼저축은행이 건전성 등 주요 경영 지표 개선에 성공했다. 이자 비용을 줄이고 대손충당금도 전년 대비 적게 쌓아 순손실 규모를 줄였다. 다만 영업 정상화까지 거리가 있는 만큼, 자본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올 초 자본을 추가로 확보했으나 이익잉여금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페퍼저축은행)
 
당기순손실 감소 등 지표 개선추이 '명확'
 
2일 페퍼저축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페퍼저축은행 당기순손실은 314억원이다. 전년 동기 666억원에 비하면 손실 규모가 대폭 줄었다. 특히 올 2분기의 경우 당기순손실이 287억원에서 74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자비용이 감소한 데다 대출채권 관련 손실도 줄어든 덕분이다. 지난해 상반기 872억원에 달했던 대손상각비도 465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처분손실도 429억원에서 274억원으로 몸집을 줄였다.
 
개선된 건전성 덕도 봤다. 2분기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분류여신은 2556억원으로, 1년 전 5510억원 대비 줄었다. 특히 순고정이하분류여신은 3218억원에서 1357억원으로 감소했다. 고정이하여신이 줄어들다보니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9.45%에서 12.98%로 6.47%p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함께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인 연체율도 개선 추이를 보였다. 페퍼저축은행의 지난 6월 말 연체율은 8.66%로 1년 새 4.41%p 하락했다.
 
특히 부동산 업종별 연체율은 3개월 만에 27.96%에서 19.16%로 대폭 하락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가계 자금 대출보다는 기업자금대출에 중점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기업 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올 상반기 기업대출 비중은 44.52%다. 1년 동안 가계자금 대출과 기업자금대출 모두 줄였으나, 기업대출 감소 폭이 더 컸던 탓이다. 기업자금대출은 5810억원 줄었다.
 
특히 부동산 업종 관련 신용공여 규모는 3개월간 낙폭도 컸다. 6월 말 페퍼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은 3247억원에서 322억원 감소한 2855억원을 기록했다. 정상여신은 증가한 데 반해 고정분류여신과 회수의문여신, 추정손실여신까지 모두 일괄적으로 줄었다. 특히 부실여신의 경우 회수의문이 54억원, 추청 손실 55억원으로 각각 직전 분기 대비 12억원, 25억원 감소했다.
 
건전성이 나아지자 대손충당금전입액도 축소됐다. 상반기 대손충당금전입액은 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872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대손충당금 잔액도 2849억원에서 1605억원으로 감소했다.
 
흑자전환 실패…자본 감소 지속 '불가피'

판매비와관리비의 절감과 이자비용 축소, 대손충당금전입액 감소가 적자 폭을 줄였으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영업 기반이 점차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퍼저축은행 총자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01억원 감소했다. 총수신과 총여신 규모도 감소했다.
 
6월 말 페퍼저축은행의 총수신은 2조1687억원으로, 1년 만에 6771억원 줄었다. 총여신 역시 1조9695억원으로, 같은 기간 8636억원 쪼그라들었다. 여신이 줄어드는 만큼 이자 수익도 떨어졌다. 페퍼저축의 이자수익은 지난해 2분기 703억원에서 542억원으로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자본의 지속적 감소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1분기에만 두 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 2월 20만주, 4월 40만주로 총 30억원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 대비 자본금은 감소했다. 반기순손실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상반기 동안 314억원의 반기순손실을 인식해 자본금은 2898억원에서 2859억원으로 축소다. 
 
특히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개선도 자본금을 키운 것이 아닌 위험가중 자산 감소로 이뤄졌다. BIS자기자본비율은 12.45%로 전년 동기 11.21% 대비 상승했다. 자기자본이 감소했음에도 위험가중자산이 1년 새 6000억원 가량 줄어든 덕분이다. 
 
만기구조도 불안정하다. 현재  유동성 비율은 176.11%로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해졌으나, 만기 불일치는 여전하다. 6월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만기별 대출금과 예수금의 차이는 3개월 이하가 2322억원, 6개월 이하가 6380억원, 1년 이하 8035억원, 3년 이하 1조1886억원이다. 받을 대출금이 내어줄 예수금보다 더 적다는 뜻이다. 다만 저축은행은 통상적으로 예수금을 받아 장기 대출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반적인 수준으로 관리되면 문제가 없겠으나, 만약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나 브릿지론이 정상적으로 회수되지 못해 이 구조가 고착화된다면 유동성 위기가 올 가능성도 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리스크 관리와 체질 개선 성과에 힘입어 주요 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되고, 순손실 규모도 절반 이상 축소되고 있다”라면서 “유동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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