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서 동지로…퍼시스-코아스, 협력 논의
올 3월 광저우 전시회서 대화 물꼬…2분기부터 사옥·공장 오가
코아스, 퍼시스그룹의 레터스 시공 시범 도입…위탁 생산 등도 검토
2025-08-27 16:54:20 2025-08-27 17:21:3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한때 갈등을 빚었던 퍼시스(016800)코아스(071950)가 사무가구 시장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의기투합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올해 2분기부터 서로 사옥과 공장을 오가며 활발하게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회사 간 협력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같이 성장하는 방향을 모색 중입니다. 
 
27일 코아스에 따르면 코아스는 퍼시스그룹의 가구 전문 서비스 및 물류 기업인 레터스의 시공 서비스 정식 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코아스는 지난 6월 한 달간 부산 지역에 한정에 레터스 시공 서비스를 도입해 시범 운영한 바 있습니다. 레터스 시공 서비스 도입을 통해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고 본 코아스는 현재 정식 도입을 놓고 퍼시스 측과 논의 중입니다. 코아스는 퍼시스 측이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원자재를 공급 받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코아스 제품에 대한 퍼시스의 위탁생산에 관해서도 양사가 살펴볼 예정입니다. 
 
지난 3월 민경중 코아스 대표와 손태희 퍼시스그룹 사장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만나면서 양사 대화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이들은 한 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누며 중국 시장 확대에 대해 논의했는데요. 대화를 마치고 민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아스와 퍼시스의 만남. 사무가구계의 전설 손동창 퍼시스그룹 회장님의 아드님 손태희 사장님... 배울 점이 많은 시간이었다"며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두 회사가 미래 시장을 위해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게시했습니다. 
 
지난 3월 중국 광저우에서 손태희 퍼시스그룹 사장(왼쪽)과 민경중 코아스 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코아스 제공)
 
이후 양사는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4월 민 대표가 퍼시스 사옥을 방문해 박광호 퍼시스 대표를 만난 데 이어 5월에는 민 대표를 포함해 임직원 8명이 퍼시스그룹의 공장 네 곳과 용인 물류센터, 퍼시스 가구 연구소를 방문했습니다. 이날 원자재 공급, 제품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는데요. 퍼시스 측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형태로 코아스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에는 배상돈 퍼시스 대표 외 1명이 코아스 본사를 방문해 양사 협력 방안에 대해 재차 논의했습니다. 
 
양사가 협업하는 이유는 저렴한 중국 제품이 국내 사무가구 시장을 침투하며 위기감이 커진 까닭입니다. 현재 사무가구 업계는 저가 제품 공세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퍼시스의 매출액은 82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2%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92.8%나 급감했습니다. 코아스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8.8% 감소했습니다. 영업손실은 2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자동화 시설을 도입하면서 가격 경쟁력 외에 품질력에서도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이종 산업, 다른 가구업체에서도 사무가구 시장 침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앞서 10여년 전 큰 갈등을 빚은 양사가 손을 맞잡은 것은 이례적입니다. 지난 2011년 대한체육회의 진천선수촌 가구 입찰에서 특정 업체 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는데요. 퍼시스가 공공 조달을 독식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당시 코아스를 비롯한 중소 가구업체들은 크게 반발하며 '중소기업기본법'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1월 중소기업법 개정안이 시행됐고, 사무가구 업계 1·2위 업체인 퍼시스와 리바트는 2012년부터 정부 조달 시장 참여가 금지됐습니다. 또한 당시 퍼시스의 자회사였던 팀스 역시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판로 지원 법률 개정안'에 따라 2013년부터 공공 조달 시장에 참여할 수 없게 된 바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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