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가전 구독 사업을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삼은 LG전자의 성과가 도드라지고 있습니다. LG전자의 상반기 가전 구독 사업이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긴 것입니다. LG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을 강화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등으로 번진 글로벌 가전 업황 침체 국면을 버티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LG전자 가전 구독 서비스 제품군. (사진=LG전자)
LG전자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지난 상반기 국내·외 가전 구독 사업 매출은 1조598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반기 기준으로 가전 구독 사업 매출이 1조를 넘은 것은 처음입니다. 이는 서비스 케어 사업을 제외한 가전 구독 매출 집계인데, 서비스 케어 사업 매출까지 포함하면 연간 매출이 2조원을 찍을 가능성도 보입니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 국내에서 정수기 구독 서비스를 처음으로, 지난 2022년 구독 제품군을 프리미엄 대형 가전으로 본격 확대하면서, 가전 구독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가전 구독 사업 매출은 △2022년 3686억원 △2023년 4349억원 △지난해 7738억원 등으로 기록됐습니다. 구독할 수 있는 가전 수도 현재 300여개 수준으로 계속 제품군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신규 구독 고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LG전자의 구독 서비스의 장점은 소비자가 사용 기간을 3~6년으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일반 구매와 달리 매달 구독료를 지급하는 형식으로 초기 비용 부담을 덜었습니다. 구독 기간 정기 방문 관리와 무상 애프터서비스(A/S) 등을 지원합니다.
LG전자는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 중입니다. LG전자는 현재 대만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시장에서는 지난 5월 월 판매 구독 계정 수가 1만건을 넘어섰고, 태국은 구독 서비스 시작 9개월 만에 누적 계정 수 1만건을 달성했습니다. LG전자는 최근 싱가포르에도 구독 전용 매장을 열은 상태이며, 대만 시장은 구독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알리는 등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전 구독 사업을 기업간거래(B2B)로도 확장시키고 있는 모습입니다. LG전자는 이달 가정용 에어컨에서 상업용 스탠드 에어컨과 환기 시스템까지 구독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확대했습니다. LG전자는 서비스 대상 국가를 넓혀가며 가전 구독 사업의 수익성을 더 높일 전략입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5’에서 “오는 2030년까지 구독 사업 매출을 3배 이상(6조원 규모)으로 키우고 스타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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