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우리은행, 믿었던 인니법인 부진에 해외 전략 '흔들'
인니 법인 적자에 상반기 해외 실적 감소
"동남아 3대 법인 중심 전략 유지할 것"
2025-08-21 17:32:48 2025-08-21 17: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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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은행의 해외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동남아시아 3국을 해외 진출 교두보로 삼고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으나 실적이 따라주지 않았다.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25%로 높여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에도 먹구름이 꼈다. 
 
(사진=우리은행)
 
글로벌 실적 기대치 밑돌아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324억96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944억3600만원을 거둔 데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다. 글로벌 수익 확대에 만전을 기했으나 녹록지 않았던 모양새다.
 
특히 우리은행의 글로벌 전략 중심 축인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의 부진 영향이 켰다. 상반기 기준 우리소다라은행이 적자를 기록하면서다. 상반기 우리소다라은행의 반기순손실은 603억8400만원에 이른다. 기타포괄손익을 합한 총포괄손실은 1569억1200만원까지 확대된다. 
 
 
우리소다라은행이 적자전환한 것은 지난 6월 금융사고가 주효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6월 공시를 통해 금융사고 발생을 알렸다. 인도네시아 현지 중견 수출기업이 수출대금 지급보증서 성격의 신용장을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 손실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상 거래가 의심되는 신용장 금액은 1078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자산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중국우리은행 다음으로 자산 규모가 컸다. 영업수익도 베트남우리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좋았으며, 반기순이익은 308억6100만원으로 해외 법인 중 가장 큰 실적을 거뒀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올 상반기 우리소다라은행의 자산은 5조3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5조4237억원에서 6개월 만에 자산이 약 4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자산이 확대된 것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동남아 3대 법인인 베트남우리은행과 캄보디아우리은행에 비해서도 실적 변화가 크다. 두 법인은 1년 새 영업수익을 키워 은행에 보태는 순익 규모도 확대했다. 상반기 베트남우리은행은 358억5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284억원에 비해 눈에 띄는 개선을 이뤘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의 경우 2분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기준 150억8100만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120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인니 법인 부진에도 글로벌 전략 '유지'
  
동남아 3대 법인 중 두 곳이 전년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으나 해외 법인 순익이 급감한 것은 우리소다라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탓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3년부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특히 해외 법인 중심 축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국으로 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30년까지 은행 전체 손익 중 글로벌 비중을 2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때문이다.
 
3개국 중에서도 우리은행 해외 법인 순익을 지탱하던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 2015년 공식 출범해 7년 만에 인도네시아 내에서 우수 은행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점 31곳, 출장소 130곳 등 현지 접근성도 해외법인 중 최고 수준이다. 동남아 3대 법인을 글로벌 전략 중심으로 정한 것도 우리소다라은행의 호실적 덕분이었다. 다만 우리소다라 은행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상반기 기준 우리은행의 반기순익 1조5519억원에서 글로벌 순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올해에는 지역도 넓혀 전방위적인 글로벌 영업 환경 개선을 단행했다. 영국 런던 트레이딩 센터를 추진하는 한편, 환 헷지 상품군을 다각화해 고객 편의성을 개선코자 노력했다. 지난 3월에는 국내은행 최초로 폴란드 수도인 바르샤바에 폴란드 지점을 개설했다. 유럽지역 전략적 거점 확대를 위해서다. 바르샤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 방산기업을 비롯 우리나라 대기업 현지 법인이 다수 위치해 있어 수익 기반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3대 법인 중심 전략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지역별 맞춤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3대 법인이 이제까지 성과를 낸 만큼 해당 전략을 고수익 국가 진출에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리테일 영업력 지속을 위해 기관·기업과 MOU를 확대해 채널을 다양화하는 한편, 기업금융도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장 상황을 고려해 우량대출을 선별취급하고 핵심예금 증대를 통해 조달 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라면서 "내부 통제 관리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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