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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20일 14: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철강·비철금속 산업이 탄소저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저감이 더 이상 환경 의제에 그치지 않고 수출 등 통상 이슈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2027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통해 다탄소 배출 수입품에 대한 비용 부과를 앞두고 있고, 화석연료로 회귀를 선언한 미국도 보호무역 차원에서 유럽과 유사한 제도 도입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철강·비철금속 업계에는 탄소저감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에 상위권 철강·비철금속 기업들은 적극적인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탄소 배출 감축에 나서고 있다. <IB토마토>는 국내 철강·비철금속 산업의 탄소저감 현황과 주요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베스틸이 태양광에너지 장기 구매 계약을 통해 탄소 배출량 감축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 등 비재무 공시 의무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비재무 공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의무화되는 추세다. 공급망 내 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으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탄소 감축 등 환경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세아베스틸도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세아베스틸)
재생에너지원 장기 계약…재생에너지 비중 증가
20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지난 7월
한화(000880)큐셀로부터 향후 20년간 태양광 에너지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구매량은 16.425GWh(기가와트시)로 기존 재생에너지 확보량을 더하면 세아베스틸이 연간 사용하는 재생에너지양은 43.392GWh가 된다.
세아베스틸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업계 내에서 선두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세아베스틸의 예상 전력 사용량(1490GWh) 대비 재생에너지 예상 사용량(13.958GWh) 비중은 1% 수준이다. 세아베스틸은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확보량 수준으로 사용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2.7% 수준으로 상승한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필요한 철강산업 특성상 기상 환경 등 영향을 받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현실적인 한계로 꼽힌다. 이에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다른 업계에 비해 낮다. 업계 전반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낮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선제적으로 확대할 경우 환경 부문에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동시에 세아베스틸의 탄소 감축 효율성도 증가할 전망이다. 세아베스틸의 연간 에너지 사용량 대비 탄소배출량은 매년 감소 추세다. 2023년 1TJ(테라줄) 당 65.9톤이었던 탄소 배출량은 올해 상반기 62.2톤으로 5.6% 감소했다.
재생에너지는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다. 이를 사용해 철강을 생산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로 나타난다. 이에 저탄소 철강 수요와 세계 각국 규제 강화 영향에 대응할 수 있어 수출 경쟁력 강화 효과가 크다.
지난해 세아베스틸 연간 총매출(2조249억원)에서 수출 매출(4626억원)이 차지한 비중은 22.8%다.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저탄소 철강 수요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크다. 선도적인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저탄소 철강 수요를 흡수하는 등 향후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 등 비재무 공시 의무화 흐름…수출 역량 강화
탄소 감축에 관한 기업의 의무는 강화되는 추세다.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범위를 재무 정보에서 비재무 정보로 확대하고,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목적이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소재 상장사는 올해부터 기후 관련 비재무 공시를 의무적으로 공개한다. 미국 증권위원회는 비재무 정보 공시 의무를 단계적으로 중견 기업과 상장 중소기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규정에 따르면 스코프3(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공시도 자율적으로 가능하게 된다. 미국 내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이라면 비재무 공시 제도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세아베스틸 같은 수출 기업은 공급망 전반의 탄소 감축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국내도 기후 변화 관련 공시 제도가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지속가능성 공시제도는 2026년 이후 시행 예정이다. 법조계 등 일각에서는 대통령 공약사항인 ESG기본법 제정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으며,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시행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세아베스틸 등 전기로 등을 사용하는 철강사는 고철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 감축 여력도 높으며, 재생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경우 탄소 감축 성과도 빨라질 것”이라 말했다.
한편 세아베스틸은 비상장사인 까닭에 세아베스틸의 ESG 성과는 상장 모회사인
세아베스틸지주(001430)를 통해 평가된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ESG평가기관으로부터 A~B+등급을 받았다.
세아그룹 측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따른 효과를 묻는 <IB토마토>에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탄소 감축 등 비재무적 요소가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사회적 책임과 함께 신규 사업 기회 창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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