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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8일 15: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AI(인공지능) 시스템 반도체 설계사 세미파이브가 공모 수요예측을 매듭짓고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수요예측 결과 다수의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몰리며 공모가격은 공모희망가액 범위 최상단인 2만4000원으로 정해졌다. 글로벌 AI 투자 행진이 이어지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세미파이브)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이번 상장 공모 수요예측 결과 희망공모가액 밴드 최상단에서 공모 가격을 결정지었다. 세미파이브가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1296억원으로 확정됐다.
다수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수요예측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경쟁률은 437대 1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 중 사모 집합 운용사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는데, 경쟁률이 166대 1에 달했다. 기관투자자별 주문 유형은 △공모 집합 운용사 49건 △사모 집합 운용사 934건 △투자매매 및 중개업자 30건 △고유 및 일임 투자일임사 612건 △고유 운용사 344건 △연기금·은행·보험 47건 △기타 76건 △거래실적이 있는 외국 기관투자자 67건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참여 주문의 신청 가격 분포 결과에 따르면 신청 주문 대부분이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주문 건수는 전체 주문(2159건) 중 1.62%(35건)에 불과했다. 기관투자자들 대부분이 높은 가격대에 공모 주문을 넣으면서 성공적인 수요예측 결과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좋은 조건에 공모 가격이 인정받은 덕분에 세미파이브가 조달할 수 있는 자금도 늘었다. 세미파이브는 증액분을 운전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세미파이브는 양산 물량 전체에 대한 선수금 15%만 수령하고, 추후 최종 제품 인도 시점까지 단계적으로 중도금(45%)과 잔금(40%)을 받는다. 운전자금은 중도금과 잔금 수령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미파이브가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AI가 있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AI 반도체가 이끌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학습과 추론을 하려면 AI 전용 반도체가 필수다. 챗GPT 등장 이후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인피니티에 따르면 글로벌 AI 전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375억달러에서 2029년 2201억달러로 연평균 42.5%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세미파이브의 매출도 성장세를 보인다. 다만, 활발한 영업활동 및 인재 영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영업손실도 커지고 있다. 이번 3분기 회사 연결기준 매출은 898억원, 영업손실은 3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832억원, 영업손실은 93억원이다.
다만, 투자 유치 결과 재무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23년 회사의 유동비율은 14%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유동부채로 분류되는 상환전환우선주를 제외한 유동비율은 247.1%다. 이번 3분기 유동비율은 86.57%로 낮아졌다. 지속적인 운전자금 지출 수요를 보충하기 위해 차입금을 들여온 결과로 파악된다. 이번 3분기 세미파이브의 부채비율은 64% 수준을 기록해 안정적이라 평가된다.
향후 자금 회전도 빨라질 전망이다. 회사의 매출채권회전율은 19.56(지난해 말 기준)에서 9.35(이번 3분기 기준)로 하락했다. 수주분의 매출 인식이 늦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이번 4분기 일부 매출채권이 현금 유입으로 전환되며 매출채권이 회수됐다고 밝혔다.
한편 세미파이브는 꾸준히 외부 기업 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과거 4건의 M&A(인수·합병)를 통해 엔지니어 인력과 IP(지식재산권)을 흡수했다. 세미파이브는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베트남 및 인도의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인수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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