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패키지 여행, 반복되는 소비자 피해
자회사 통해 10만여개 패키지 상품 판매 개시
기존 상품 재판매 구조…차별화·자체 기획 부재 지적
강압적 쇼핑·일정 변경 등 현장 불만 사례 반복
2025-08-11 14:18:28 2025-08-11 17:22:2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숙박·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6조원 규모의 패키지 여행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장에서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패키지 여행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기존 구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여기어때는 지난 7월15일부터 자회사 '여기어때투어'(구 온라인투어)를 통해 10만여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정보의 명확성, 서비스 품질 보장을 내세우며 기존 패키지 시장의 병폐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시 초기 기대와 달리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여전히 온라인 투어에서 기획된 패키지 상품을 그대로 판매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자체 기획 상품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온라인투어에서 기획된 상품을 채널만 바꿔 판매하고 있고 자체 기획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기존에 상품을 그대로 판매하다 보니 여행 현장에서도 소비자 불만이 이어집니다. '노팁·노옵션' 조건을 보고 여기어때투어 상품을 예약한 이용자 A씨는 최근 여행 중 불편한 경험을 했습니다. 여행 중 선택 관광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현지 가이드가 자유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한 쇼핑을 하지 않자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가 "아무것도 안 산 팀이 있다"고 공개적인 지적을 받았다고도 전했습니다. 나아가 물건을 사지 않을 거면 다른 사람이 사도록 바람잡이 역할이라도 하라는 이야기마저 들었습니다. 
 
A씨가 여행 이후 문제를 제기하자 여기어때는 현지 여행사에 확인 후 보상 여부를 검토, 선택관광 비용과 가이드 팁에 대해 환불 조치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패키지 여행 관련 피해 접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계약 해제·청약 철회(66%)에 이어 계약 불이행·품질 저하 불만이 25.4%로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계약과 다른 서비스 제공, 강제 일정 변경, 환불 거부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저가 패키지 상품에서 불만이 많이 발생합니다. 현지 랜드사(현지 업체)가 적자를 감수하고 판매한 뒤 선택 관광과 쇼핑 수익으로 손실을 메우는 구조로 운영되는 탓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이드가 강압적 판매를 하거나 일정 자체를 변경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한국여행업협회는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소비자원과 5개 여행사와 함께 ‘여행소비자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표준약관 개정과 피해 예방 캠페인도 병행합니다. 
 
여행업계에선 여기어때투어의 패키지 상품 개선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자칫 패키지 상품 자체에 색안경이 씌워질 경우 다른 업체들까지 간접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는 (패키지 상품 관련)자정 노력을 계속해오고 있다"며 "여행업계는 소비자의 불만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주기적 서비스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어때. (이미지=여기어때 홈페이지 캡처)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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