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4.5일제 도입 '추투' 예고
금융노조, 내달 총파업 선언…사측 "국회 입법 지켜봐야"
2025-08-07 11:32:50 2025-08-08 09:05:52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은행권 주 4.5일제 도입을 두고 노사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하반기 '추계투쟁(추투)'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은행권 노동조합의 상급 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4.5일제를 산별중앙교섭 주요 과제로 올렸는데요. 사측은 국회 입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강경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을 내걸고 오는 9월26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그동안 임금인상률을 타결하기 위해 이뤄졌는데 올해는 임금인상률뿐만 아니라 주 4.5일제 도입도 관건이 됐습니다. 
 
금융노조는 지난 4월 금융사용자협의회와 올해 산별중앙교섭을 시작했지만, 지난 6월26일 4차 교섭을 끝으로 최종 결렬됐습니다. 이후 지난 24일 지부대표자회의에서 투쟁 결의를 모아 25일 중앙위원회에서 총파업 등 전면 투쟁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노조는 오는 9월1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뒤 16일 총력투쟁 결의대회, 26일 총파업까지 단행할 예정입니다.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게 되면 파업 등 합법적인 쟁위권을 갖게 됩니다. 
 
노조는 주 4.5일제 도입이 금융 노동자뿐만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과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채용 플랫폼 사람인 조사에서 직장인 3576명 중 86.7%가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노조는 과거 주 5일제를 가장 먼저 도입했던 금융권에서 선제적으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002년 주 5일제 역시 시중은행들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후, 정부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2004년부터 전 산업으로 확대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재명정부가 주 4.5일제 도입을 공언했던 만큼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금융노조와 더불어민주당이 체결한 정책 협약에서도 주 4.5일제 도입 등 노동시간 단축 제도 마련 등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도 "주 4.5일제를 가능하면 빨리 도입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사용자 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서는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하는 등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정종우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노사정책부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주 4.5일제, 금융산업의 책임과 역할' 포럼에서 "금융 업무 특성상 고객과 실시간 접점은 언제든 있어야만 하므로 영업점이나 콜센터에 공백이 생기면 불편할 우려도 있다"고 했습니다. 작업 방식 혁신이나 임금제도 개선과 관련한 충분한 사전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측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노조는 정부가 주 4.5일제 법안을 입법하기 전에 은행권에서부터 선도적으로 제도 도입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팽팽한 의견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실근로시간 단축 지원법(가칭)'을 제정할 방침이나, 법제화가 되기 위한 여러 절차를 거치다 보면 실제 도입까지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업의 근무 특성과 제도적 여건을 고려하면 주 4.5일제 선제적 도입이 가능하다"며 "일단 도입한 뒤 입법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노조가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며 일제히 '추계투쟁(추투)'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은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앞에서 ‘주4.5일제 도입’을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금융노조)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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