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중소 여행사들이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전통 여행업을 영위하는 중소 사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플랫폼에만 유리한 현재 정부 지원 사업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8일 대한중소여행사연대는 전국의 영세 여행사 12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상공인 여행사 정책 개선 및 상생 방안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4%가 OTA가 자사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했습니다.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 플랫폼 노출 경쟁을 위한 비용 압박, 불공정한 약관 및 정책, 판매대금 정산 지연·불투명 등이 꼽혔습니다. 이번 설문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진행됐습니다. 응답 업체의 약 96%가 직원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였으며, 82%는 10년 이상 업력을 보유한 곳들입니다.
전통적 의미의 여행업을 영위하는 이들은 온라인 판매 채널과 플랫폼 중심 환경에 대해 "필요는 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워서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또한 지난해까지 시행됐던 '여행업계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이 사전 공지 없이 올해부터 갑자기 중단된 것에 대한 불만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해당 사업이 갑작스레 종료되면서 온라인 시스템 구축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곳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7일 여름 성수기를 맞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구역이 승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대는 공정한 플랫폼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영세한 업체도 정부 지원사업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신청 절차 간소화와 자격 요건 완화, 지원사업 안내 강화, 맞춤형 컨설팅 지원을 주문했습니다. 전통 여행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쉬운 교육 자료, 기초 활용 가이드, 일대일 밀착 컨설팅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플랫폼 위주의 정책이 아닌 중소 여행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예컨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숙박대전' 정책의 경우 OTA 위주로 숙박쿠폰이 지원돼 왔습니다. 강순영 대한중소여행사연대 회장은 "대형 OTA에는 대형 여행사들의 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소 여행사들은 수수료 등을 감당하기 힘들어 대형 OTA에는 상품을 거의 등록해 놓지 있다"며 "이는 OTA 배만 불리는 일이다. 중소 여행사들을 지원하고 싶다면 중소 여행사들이 운영하는 플랫폼을 직접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휘영 전 놀유니버스 공동대표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된 데 대해선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습니다. 예술, 체육이 아닌 관광업계에서 후보자가 탄생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플랫폼 출신 전문가이기에 전통 여행사의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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