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적극적인 중국 구애…삼성·SK ‘촉각’
H20 규제 해제 선물에 삼성·SK 기대
SK하닉, H20용 HBM 공급 어려울 것
삼성전자 공급 여부에…전문가 ‘이견’
2025-07-22 17:49:45 2025-07-23 08:48:45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시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구애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만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황 CEO는 중국 인공지능(AI) 잠재력을 한껏 추켜세우면서 현지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황 CEO가 H20 칩 수출 규제 해제라는 선물을 안겨주며 중국 시장 재진입에 나서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다만, 규제는 풀렸지만 일정 기간 공급 제한 등 뚜렷한 수혜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6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의 오리엔탈 첸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중국을 방문 중인 황 CEO는 중국 AI 시장을 연일 극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에는 CCTV의 대담 프로그램에서 “중국의 AI 시장은 엔비디아가 있든 없든 발전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부재에도 중국 본토의 혁신 기업들이나 화웨이와 같은 반도체 업체들이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같은 황 CEO의 발언은 중국 AI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로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소외될 경우 입게 될 타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만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황 CEO는 이러한 우려 속 중국 시장 협력 확대에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방중 기간에는 미국의 대중국 H20 칩 판매 재개라는 선물을 안기며 중국 시장 재진입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이에 H20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H20 규제 완화로 엔비디아나 관련 공급사가 단기간에 수혜를 누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약 3개월간의 규제로 제품 생산이 멈췄던 만큼 기존 생산라인을 복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TSMC의 경우, 지난 4월 미국의 H20 제재 이후 아예 다른 기업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한 상태입니다.
 
SK하이닉스도 H20용 HBM 양산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HBM은 고객 요구에 맞춰 커스터마이징되는 제품이다 보니 미리 주문받고, 수량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이라 계획이 잡혔는지가 중요하다”며 “먼저 계획과 판단이 세워진 물량이 아니라면 당장 공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실적 부진을 겪는 삼성전자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H20은 삼성전자가 HBM3 8단을 공급한 바 있는 만큼 SK하이닉스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고, TSMC의 H20 생산 중단 역시 삼성 파운드리가 대체재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수율이 문제인데, H20 양산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며 “삼성전자의 HBM을 공급하고, 삼성 파운드리를 이용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구도”라고 평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생길 여지가 적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파운드리 업체 변경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남궁지 나노종합기술원 실장은 “파운드리에서 다른 파운드리로 넘어갈 때는 모든 걸 바꿔야 한다”며 “라인 세팅부터 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라 금방 준비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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