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특검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윤석열씨가 17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도 불출석했습니다. 윤씨는 재구속 이후 열린 두 차례의 재판과 내란 특검의 3차 강제구인 시도에도 모두 불응하며 '버티기 여론전'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습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재구속 한 이후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윤석열씨에 대해 3차 강제구인에 나선 1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오전 10시15분 서울중앙지법에선 윤석열씨 측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이 열립니다. 앞서 내란 특검은 윤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중앙지법은 지난 10일 새벽 2시쯤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결국 윤씨는 재구속됐는데, 윤씨 측은 특검법의 위법성을 강조하며 구속영장 발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윤씨 변호인단은 "(특검) 조사가 필요하고 대면조사가 목적이라면, 그 장소는 본질적이지 않다"며 "실제로 과거 전직 대통령 두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위해 수사기관이 구치소를 방문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특검은 두 차례 구인을 시도한 이후 지난 15일엔 서울구치소에 윤씨를 다음 날 오후 2시까지 인치하라고 지휘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특검이 윤씨를 직접 구인하기 위해 구치소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윤씨 측은 도리어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습니다. 특검은 인치 지휘를 위한 현장 방문 계획을 보류했습니다. 윤씨 측은 사실상 처음부터 특검의 조사를 받지 않지 않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윤씨 측은 언론을 통해 윤씨가 인권침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3일 윤씨 측 변호인단인 김계리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씨가 구치소에서 제대로 된 운동도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법무부는 즉각 반박하며 "윤씨는 원칙적으로 교정 관계 법령에 따라 일반 수용자들과 동일한 처우를 받고 있지만, 다른 수용자들과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 처우에 대해 다르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날인 14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창립 준비 발대식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엔 내란 선동 혐의로 고발당한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본명 전유관)씨도 참석했습니다. 전씨는 부정선거론 등을 주장하며 윤씨를 지지한 인물입니다.
15일에도 국회에선 '국민의힘에 새로운 길은 있는가. 2030청년들에게 묻는다'는 제목의 토론회가 개최됐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행사인데, 이번에도 전씨가 참석했습니다. 전씨는 이날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은 윤씨와의 절연과 부정선거론 회피 때문이라며 "당신들에게 윤 대통령의 뜨거운 진정성과 구국적 마음이 있느냐"고 했습니다.
16일 윤씨는 모스 탄(본명 단현명)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와 접견하려다 불발되자 그에게 "갑작스러운 특검의 접견 금지 결정으로 만나지 못해 아쉽다"며 "저와 탄 교수의 만남을 막으려고 전격적인 접견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악의적이고 어리석은 것"이라는 내용이 옥중 편지를 보냈습니다. 윤씨는 편지를 통해 "지금 모스 탄 대사와 미국 정부는 세상의 정의를 왜곡하는 세력, 그리고 그들이 구축한 시스템과 대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나의 대선 출마 선언과 대통령 취임사에도 이 같은 인식과 철학이 잘 드러나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14일 한국을 찾은 모스 탄 대사는 부정선거론자로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 윤석열씨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 바 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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