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한끼 '김밥집' 사라진다
2022년 이후 감소 추세 뚜렷…주요 업체 실적도 악화일로
김 가격 상승과 더 저렴한 편의점 김밥 등장에 경쟁력 약화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 상승도 문제
2025-07-14 14:26:06 2025-07-14 17:45:2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수년간 김밥 전문점이 감소하는 추세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밥은 간단하면서도 든든히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서민들을 중심으로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오랜 기간 이어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에 식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김밥 가격 역시 상향 조정되고, 이는 오히려 서민 음식이라는 장점을 퇴색시켜 소비자들이 점차 외면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편의점 등 채널에서 김밥집 대비 더욱 저렴한 김밥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김밥집 수는 지난 2016년 4만1726개에서 2020년 4만8822개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4만8898개로 0.2% 늘어나는 데 그쳤고, 이후 2022년 4만6639개, 2023년 4만6211개로 감소세가 지속됐는데요. 
 
주요 프랜차이즈의 실적도 좋지 못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김가네김밥을 운영하는 김가네의 지난해 매출은 375억원으로 전년(393억원) 대비 4.64% 감소했습니다. 또 2023년만 해도 2억7929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지난해 2억6537만원의 영업손실을 입으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또 바르다김선생의 경우 작년 영업이익은 17억8783만원으로 전년 14억8188만원보다 3억원가량 올랐지만, 매출은 169억원으로 1년 전(208억원) 대비 18.7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이처럼 김밥 전문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핵심 재료인 김값의 폭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통계청의 올해 상반기 물가 동향을 보면 김 가격은 1년 새 25.1%나 급등했는데요. 이 기간 상반기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인 점을 감안하면 오름폭이 10배 이상 높습니다. 김 가격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수온 문제와 수출 호황이 맞물리면서 지속적으로 폭등하는 추세입니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 오프라인 채널의 김밥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현재 웬만한 김밥집에서 판매되는 김밥은 기본 김밥이 아닌 이상 4000~5000원 선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데요. 편의점에서는 대체로 김밥집의 절반 수준에 김밥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식자잿값 급등뿐만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 비용이 상승하는 점도 김밥집 폐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김밥의 경우 김밥을 제대로 말 수 있는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데, 이를 시장에서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김밥은 복잡한 조리 과정이 들어가진 않지만 만들기까지 들어가는 재료가 많고, 숙련된 인력이 아니면 제대로 말기도 힘들다"며 "사실상 마진을 크게 남기기 어려워 가격을 높이고 싶지만, 라면 못지않은 서민 음식이라는 타이틀이 있어 함부로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운 품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김밥 전문점의 경우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고 방문하는데, 여기서 업체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진다"며 "원재룟값 등 상승을 감안해 가격을 올리면 손님 방문이 줄고, 그렇다고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 수익 구조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특히 김밥은 일정 수준의 노동력을 요구하는데 이에 적합한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확실히 인건비 등이 큰 문제가 되는데, 매장 규모가 작은 점포들이라면 키오스크 등을 도입해 고정 비용을 낮추는 방안도 고민해봄 직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 앞에 김밥 메뉴판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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