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현대캐피탈이 ‘캡티브(전속금융)’ 경쟁력을 발판 삼아 해외에서 견조한 수익을 올리며 대표적인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대캐피탈 해외법인 진출 현황. (사진=현대캐피탈 홈페이지 캡처)
26일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전 세계 14개국에 19곳의 법인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한국 본사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해외법인은 18곳입니다. 주로 금융법인과 지점, 자문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습니다. 과거 1989년 선진 금융 시장인 미국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던 것을 시작으로 2010~2020년대 중국, 독일, 영국, 브라질, 이탈리아, 프랑스, 캐나다, 호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까지 해외 영업망을 폭넓게 구축한 결과입니다.
현대캐피탈은 해외 현지에서 철저한 캡티브 전략을 구사해 사세를 넓혀왔습니다. 현대캐피탈의 정체성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전략에 발맞춰 현대·기아차 판매를 지원하는 캡티브 금융사입니다. 이러한 역할 수행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는 것을 주요 사업전략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고객 소매금융 △딜러 도매금융의 자동차금융 △자동차 보험상품 관련 수수료(Fee Biz) 사업 △현대·기아차 공식 인증된 중고차금융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나아가 글로벌 모빌리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용 구독·렌탈 서비스 개발과 해외 리스사 설립 확대 등 사업모델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글로벌 자산을 늘려나갔습니다. 2020년 4월 해외 자산 50조원을 달성한 데에 이어 2023년 말 해외법인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 지난해 157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국내 총자산까지 합산할 경우 국내외 글로벌 총자산은 195조원으로 곧 2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도 현대캐피탈의 캡티브 해외진출 전략을 눈여겨보는 모양새입니다. 박태준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전날(25일) 여신금융협회 주관의 ‘여전사 해외진출 전략과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을 포함한 전체 금융업권 중 해외점포 운영에 가장 성공한 사례로 현대캐피탈을 꼽았습니다.
박 실장은 "제조사 계열의 캐피탈 캡티브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보인다"며 "신용카드 관련 사업을 제외하고 현지 금융그룹과의 합작을 통해 대출, 리스, 할부금융 등 물적금융 외에 여신금융업의 기능을 조금씩 넓혀가면서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현대캐피탈이 해외 진출할 때부터 산업자본인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현대자동차를 구매하는 데에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라는 일관성 있는 전략을 잡았었다"며 "현대차가 잘 팔리는 성장 가도를 그릴 때 이를 레버리지 삼아 최적화된 금융 혜택을 제공하면 캐피탈 실적도 오르고 현대차 구매 실적도 오르는 윈윈(win-win) 전략을 수립한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전략에 대해서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시장이나 인도네시아, 호주 등 신흥 시장 중심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신규 경영 거점들을 지표 삼아 현대캐피탈도 신규 해외법인 진출지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캐피탈 사옥. (사진=현대캐피탈)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