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재 인턴기자] 이재명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가 20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와 검찰청의 비공개 업무 보고를 도중에 중단했습니다. 각각 30분·1시간 30여 분 만에 중단됐는데, 방통위와 검찰 모두 제대로 된 업무 보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방통위 업무보고, 시작부터 '질타'…"윤석열 나팔수"
홍창남 국정기획위원회 사회2분과위원장이 20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통위 업무보고는 시작부터 '질타'의 연속이었습니다. 홍창남 사회2분과장은 모두발언에서 "보고 자료를 준비한 공무원들의 노고는 찬사받아야 마땅하겠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조승래 대변인도 말씀하셨다시피 실망이다"라며 "구태의연한 과제를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홍 분과장은 "윤석열정부가 대한민국의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끼친 해악은 내란 못지않다"라며 "지난 3년간 방통위가 보여준 정권 편향적 행태를 오늘 이 자리에서 거론하진 않겠다만 윤석열정권은 언론의 공공성과 공적 가치를 철저히 짓밟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습니다. 홍 분과장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분이 장으로 있는 조직에서 오늘 새로운 정부에 맞는 언론 미디어 정책의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오셨을지 답답한 마음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김현 사회2분과 방송통신분과장은 "방통위가 용산의 비서실로 전락해서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파하는 나팔수가 됐던 거 아닌가"라며 "오늘 업무보고에 대해 방통위원장이 동의했는지도 궁금하다. 방통위와 소신이 다른 내용이 들어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정부과천청사에서 방통위 업무보고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공개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 보고는 1시간 30여 분 만에 중단됐습니다. 국정기획위는 추후 방통위 업무보고를 다시 받을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검찰 업무보고 30분만 중단…"25일 재보고"
국정기획위원회 정치행정분과장을 맡은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검찰청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날 검찰의 업무보고는 30분 만에 중단됐습니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에 대한 분석이 미흡했다"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이한주 위원장과 이해식 정치행정분과장의 모두발언 이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됐으며,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구두로 약 30분 동안 업무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위원들 질의 대신 회의를 중단했고, 내부 논의 후 보고 내용이 부실하다고 판단해 회의를 끝냈다고 합니다.
조 대변인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지금 같은 행태를 보인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좋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묵묵하게 자기 역할 다하는 일선에서 고생하는 검찰 직원들, 검사 수사관, 행정 직원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했습니다.
국정기획위는 오는 24일까지 보완된 보고서를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검찰 업무보고는 25일 오전에 재개될 예정입니다.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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