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고가의 대형 골드바보다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수요가 늘면서 은행도 1g 골드바를 출시하는 등 판매 단위를 세분화하는 모습입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 달부터 한국금거래소의 3.75g(1돈)과 37.5g(10돈) 골드바 판매 중개를 시작합니다. 기존에는 10g, 100g, 1㎏ 골드바만 판매했지만 한국금거래소와 대행 계약을 맺고 소형 상품으로 판매 범위를 넓혔습니다.
반면 공급 부족으로 판매 중단이 이어졌던 한국조폐공사 골드바는 판매를 종료하는데요. 우리은행은 앞서 조폐공사 골드바 판매 중단 조치를 연장해왔으며 다음 달부터는 한국금거래소 상품 중심으로 판매 체계를 전환할 예정입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소형 골드바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부터 한국금거래소의 10g, 37.5g, 100g, 1㎏ 골드바 판매 중개를 시작했으며 NH농협은행은 품귀 현상으로 중단했던 3.75g, 10g, 37.5g 등 소형 골드바 판매를 올해 초 재개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작은 단위인 1g 골드바 매매를 중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500g, 375g, 112.5g 등 중간 단위 상품도 추가했는데요. KB국민은행 역시 골드바 수급 상황에 따라 판매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권이 소형 골드바 판매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정세 불안과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고 최근에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뿐 아니라 실물 금에 직접 투자하려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금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소형 골드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 한 돈(3.75g) 가격은 지난해 6월 초 64만원 수준에서 올해 초 110만원대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95만원 수준으로 다소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1년 전과 비교하면 50%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 규모도 급증했습니다. 한국금거래소는 지난해 은행권을 통한 골드바 거래 규모가 약 24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는데 2024년 말 500억원대 수준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급격한 수요 증가로 일부 상품은 품귀 현상을 빚었고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도 나타났습니다.
은행들은 단순 판매를 넘어 금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는데요. 하나은행은 최근 '하나골드신탁' 서비스를 개편해 기존 24K 순금뿐 아니라 18K와 14K 금 제품까지 가입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고객이 보유한 금을 맡기면 전문 감정을 거쳐 신탁으로 운용한 뒤 만기에 순도 99.99% 골드바와 이자를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금융권에서는 금값 변동성이 여전히 크지만 실물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만큼 금 투자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골드바 상품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한 시민이 골드바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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