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농협손해보험, 장기채 대거 편입…자본건전성 방어 총력
1분기 국공채·특수채 크게 늘리며 안전자산 비중 확대
자본성증권 한도 소진…내부 리스크 관리로 효과 내야
2025-06-23 06:00:00 2025-06-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16:5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농협손해보험이 저하되고 있는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자산과 부채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다.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강화 차원에서 안전자산인 장기채권을 대규모로 편입했다.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같은 자본성증권은 인정 한도가 소진되면서 발행 여력이 낮아진 상태다. 내부 리스크 관리와 실질적 효과가 절실하다.
 
‘안전자산’ 늘리며 듀레이션 갭 관리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손해보험은 지난 1분기 국공채·특수채 규모가 4조5279억원으로 지난해 말 3조7318억원 대비 21.3%(7961억원) 증가했다. 국공채·특수채가 전체 운용자산(10조939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2%에서 41.4%로 5.2%p 상승했다.
 
나머지 운용자산은 ▲현금·예치금 2997억원 ▲주식·출자금 984억원 ▲금융채·회사채 4506억원 ▲외화채권 6471억원 ▲수익증권 2조4539억원 ▲기타 유가증권 2642억원 ▲대출채권 2조1924억원 ▲부동산 53억원 등이다.
 
 
지난해 4분기 현금·예치금 잔액이 7823억원으로 일시적으로 크게 늘었는데, 이 가운데 대부분을 국공채·특수채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현금·예치금 규모가 예년 수준(2000억원 내외)으로, 올해는 지난 몇 년 평균보다 더 보수적으로 많이 쌓고 있다.
 
국공채 보유 규모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비중도 확대됐다. 안전자산은 현금·예치금, 국공채, 특수채 등 부실이나 손실 리스크가 낮은 자산을 뜻한다. 1분기 안전자산 비중은 44.1%로 올랐으며, 반대로 위험자산은 45.8%로 하락했다.
 
안전자산 증가는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 개선에 효과적이다. 특히 국공채와 특수채는 대부분 무위험 자산이거나 신용등급 AAA급 채권으로 구성됐다. 채권의 만기가 매우 길어 자산 듀레이션(금리민감도)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 ALM 측면에서의 핵심이다.
 
듀레이션 관리는 부채와 자산 개별 수치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통상 보험사는 장기보험(보험계약부채)을 판매한 영향으로 부채 듀레이션이 더 길게 잡힌다. 농협손해보험 역시 장기보험 포트폴리오(1분기 원수보험료 기준 44.6%)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ALM 관리 필요성이 큰 상태다.
 
자본성증권 한도 소진…ALM 부각
 
ALM 강화는 K-ICS 비율 산출(가용자본/요구자본) 과정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요구자본 규모를 낮추는 것으로 반영된다. 요구자본 항목과 규모는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1조2501억원) ▲일반손해보험위험액(2796억원) ▲시장위험액(4852억원) ▲신용위험액(2389억원) ▲운영위험액(1625억원) 등이 있는데, 여기서 시장위험액을 줄일 수 있다.
 
보험영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는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이나 일반손해보험위험액은 ‘경과조치’ 효과를 받으면서 경감하고 있다. 이는 2023년 K-ICS 도입 당시 금융당국이 마련한 연착륙 장치다.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같은 경우 경과조치 효과를 적용하면 인식하는 금액이 8656억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농협손해보험의 1분기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129.6% 수준에서 후 165.7%까지 올라간다. 다만 시장위험액은 경과조치 효과가 반영되지 않는 항목이다. 이는 ALM 강화를 통해서 위험액을 관리해야 한다.
 
(사진=농협손해보험)
 
K-ICS 산출에서 분자에 해당하는 가용자본을 늘리는 것도 개선 방책이다. 특히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면 자본을 즉시 확충할 수 있어서 K-ICS 비율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4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과 올 2월 2000억원 상당의 후순위채를 이미 발행했다. 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는 한도가 소진됨에 따라 추가적인 증권 발행 여력이 매우 적다.
 
자본성증권 카드보다는 내부 리스크 관리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ALM 관리 차원에서 국공채를 대규모 편입한 것 외에 채권선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파생상품을 통해 이자율 변동 위험을 낮추는 작업이다. 농협손해보험은 1분기 파생상품 자산을 2518억원으로 전기 말 대비 825억원 늘렸다.
 
농협손해보험의 K-ICS 비율은 경과조치 후 기준으론 130%를 상회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하락 폭이 매우 컸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경과조치 후로 보더라도 2023년 316.8%, 2024년 201.6%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도 낙폭이 컸다.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이라는 제도적 영향과 금리 인하라는 거시적 요인에 따라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거세다.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갭 매칭을 위해 장기채를 매입하고 있다”라면서 “채권선도 매입을 통해서도 자산 듀레이션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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