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 개입에 북·러 초밀착…전 세계 '폭풍전야'
가자지구 악몽, '저항의 축'까지 가세…중동 '대폭발' 위기
북·러 조약 체결 1년…파병 대가 군사 기술 이전 우려
2025-06-18 17:56:50 2025-06-18 17:56:50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규모 공습' 맞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섰습니다. 이란에 '무조건적인 항복'까지 촉구하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직접 개입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2개의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가자지구)이 종식은커녕 확산된 데다, 이스라엘·이란의 보복전까지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여기에 북한과 러시아까지 반서방 연대를 중심으로 초밀착하면서 위험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후 통첩'에 '최후 항전'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에 "무조건 항복하라"면서 "이제 우리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도중 조기 귀국을 결정한 이후 미국에서 약 1시간20분 동안 국가안보회의(NSC)를 마친 뒤 나온 발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NSC 직후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통화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협상을 재개하는 방안 대신 이란에 대한 고강도 압박과 함께 군사적 카드까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소재를 알고 있다는 위협까지 가한 상태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과 관련해 산악 지역 지하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 타임스(NYT)>는 미국이 지하 핵 시설 파괴가 직접 가능한 폭탄인 '벙커 버스터'의 투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현재 중동에 방공시스템, 전투기, 군함과 함께 약 4만명 병력을 배치하고 있는데요. 추가로 전투기가 더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이 이란에 통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메네이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테러범인 시오니스트 정권에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시오니스트는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적 표현입니다.
 
그는 특히 "전투가 시작됐다"라는 글까지 올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재보복을 천명한 겁니다. 실제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극초음속 미사일인 파타-1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들까지 가자지구 전쟁과 마찬가지로 이란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상황입니다. 때문에 중동의 화약고가 '대폭발'을 맞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6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일정을 단축, 워싱턴으로 조기 귀국하는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러, 혼란 틈타 '혈맹'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이 '중동 화약고'에 집중되는 사이를 틈타 이른바 '반서방' 연대는 결속을 강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나 "두 나라 간 조약의 범위 내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협조할 내용을 확정하고 관련 계획을 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쇼이구 서기는 북한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 공병 병력 1000명과 군사 건설 인력 5000명 등, 총 60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지난해 6월 19일 체결한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의 범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양국이 조약을 체결한 지 1년 만에 군사 병력 파견부터 재건 인력 파견까지 초밀착하고 있는 셈입니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구두 친서도 전달받았는데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려는 러시아의 정책을 변함없이 무조건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김 위원장에게 친서 전달을 시도하며 '러브콜'을 보내던 미국은 현재 상황에 대한 견제를 명확히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파병 결정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 노동자와 군인들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게 깊이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우려하는 지점은 반서방 연대의 강화입니다. 러시아는 이란과 북한 등 반서방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자칫 현 이란 정권이 붕괴할 경우 러시아는 반서방의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중재자를 직접 자청해 가며 갈등 완화를 주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위협도 커질 전망입니다. 북한은 그간의 파병을 대가로 러시아에 청구서를 들이밀 것으로 보이는데요. 파병 인원으로 인한 외화벌이는 물론, 군사정찰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기술이 이전 될 여지가 있습니다. 여기에 이란을 타깃으로 한 미국의 행보로 인해, 북한이 러시아에 체제 안전 보장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북·러 조약 4조에는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명시 돼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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