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빅터스 게임 재단이 2029년 대회 후보 도시를 발표하며 공개한 대전 홍보 포스터. (사진=국가보훈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대전이 2029년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인빅터스 게임·Invictus Games) 개최 후보 도시로 공식 확정됐습니다. 유치 의향서를 제출한 지 넉 달여 만으로 대전은 미국 샌디에고, 우크라이나 키이우 등과 본격적인 유치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인빅터스 게임 재단(IGF)이 유치 도시를 선정하는 가장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재활 인프라와 같은 대회 이후 상이군인 사회에 남길 유산을 꼽고 있는 만큼 대회 유치를 위한 정부와 상이군인 단체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상이군경회가 지금까지 인빅터스 게임 참가를 주도해오면서 형성한 IGF와 긴밀한 유대 관계를 정부가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국가보훈부는 "IGF가 17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인빅터스 게임 2029' 후보 도시로 대전을 비롯해 덴마크 올보르, 이탈리아 베네토주, 나이지리아 아부자, 미국 샌디에고, 우크라이나 키이우 등 6곳을 공식 발표했다"고 18일 전했습니다.
한국은 지난 2월 '인빅터스 게임 2025'가 열린 캐나다 밴쿠버에서 인빅터스 게임 재단에 대전광역시를 후보 도시로 한 유치 의향서를 제출하며 공식적인 유치 의사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2014년 인빅터스 게임 창설 이후 아시아 국가에서 유치 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한국이 처음입니다.
IGF는 유치 후보 도시를 발표하면서 "대전은 국립현충원과 보훈병원이 있는 보훈의 상징적 도시로, 대회 이후에도 상이군인 사회에 남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레거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며 "특히 한국 정부는 관계 부처와 유관 기관이 참여하는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인빅터스 게임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IGF는 2029년 대회 유치 후보 도시 중 올해 말 2~3곳의 최종 후보 도시를 선정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최종 후보 도시로부터 유치 신청서를 접수, 현장 실사 등을 거쳐 내년 6월~8월쯤 개최 도시를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입니다.
인빅터스 게임은 영국의 해리 왕자가 스포츠를 통한 상이군인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회복과 재활을 위해 2014년 창설한 대회로, 전 세계인이 상이군인의 재활과 자립을 응원하며 함께 공감하는 국제적 연대의 장으로 자리 잡은 행사입니다.
한국은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주도로 지난 2022년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 대회부터 공식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어진 2023년 독일 뒤셀도르프 대회와 올해 캐나다 밴쿠버·휘슬러 대회까지 정부가 아닌 상이군인 단체가 주도적으로 대회 참가권을 확보하고 대표선수단을 꾸려 대회에 참가해오면서 IGF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런 평가를 기반으로 해리 왕자 등 IGF 관계자들이 한국의 2029년 인빅터스 게임 유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이 2029년 대회를 유치하면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기존의 미주와 유럽 중심의 대회가 전 세계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통해 한국 상이군인 사회에 대한 인식과 패러다임 전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빅터스 게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인빅터스 게임의 정신이 상이군인의 재활과 사회 복귀에 있고, 여기에는 이를 상이군인 사회가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개념이 깔려 있다"며 "IGF가 이런 점을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 2029년 대회의 대전 유치를 위해서는 한국 상이군인 사회를 대표하는 상이군경회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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