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전속결 3특검 지명…면면 보니 기대 반·우려 반
'특수통' 출신 조은석 전 감사위원..."사초 쓰는 자세로"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 민중기, '군 외압폭로' 이명현
2025-06-13 18:21:38 2025-06-13 19:10:12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이재명정부 출범 열흘 만에 3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을 맡을 특별검사들이 모두 지명됐습니다. 속전속결입니다. 3특검은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일부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국민적인 관심이 쏠린 사건들을 수사하게 된 만큼 특검들의 면면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합니다. 
 
(자료=뉴스토마토)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밤 내란 특검에 조은석 전 감사원장 직무대행,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합동참모본부 법부실장을 지명했습니다. 특검 지명에 앞서 여러 하마평이 나왔지만, 이번 특검에서 다루는 사건은 사안인 사안이기 때문에 과거 대형 사건을 다뤄본 경험이 있고 큰 조직을 이끌어 본 이력이 있는 인물들을 지명한 걸로 풀이됩니다. 
 
조 특검은 대검 형사부장과 서울고검장 등을 거친 엘리트 검찰 출신이며, 민 특검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진상 조사를 지휘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특검은 과거 병역비리 등을 수사한 이력이 있습니다. 
 
조은석 특검, 여야 가리지 않고 수사
 
조 특검은 1965년생으로 전라남도 장성군에서 태어나 광주 광덕고등학교,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7년 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9기를 수료했습니다. 
 
조 특검은 군 법무관을 거친 뒤 검사로 입문,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청주지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문재인정부 말기엔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임명됐고, 윤석열정부에선 감사원장 직무대행으로도 근무했습니다.
 
조 특검은 특수통으로도 분류되는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사한 검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조 특검은 2003년 나라종금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과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을 기소했습니다. 
 
2014년 박근혜정부 땐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의 부실 구조 혐의 수사를 지휘했습니다. 당시 당시 해경 123정장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두고 청와대·법무부와 대립하다가 비수사 부서로 좌천되기도 했습니다. 
 
조 특검은 윤석열정부에선 감사원 감사위원으로 근무하면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고 제동을 걸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씨에게 총애를 받던 유병호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과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또 조 특검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임기 만료 때까지 탄핵소추돼 직무정지 됐던 최재해 감사원장의 대행으로 근무하면서 감사원의 대통령 관저 비리 의혹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며 재심 검토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2009년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을 때 대검 11층 중앙수사부 창문에서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환하게 웃고 있다. 홍 수사기획관 옆에선 조은석 대검 대변인이 함께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선 조 특검이 '지사형 검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당대 검찰의 핵심들과 친분을 통해 꽃보직만 찾아다녔고, 수사보다는 인맥을 우선했다는 겁니다. 
 
조 특검은 윤석열씨는 물론 홍만표 전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과도 친분이 두터웠던 걸로 전해집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검찰 재직 당시엔 조 특검을 상당히 신뢰했다고 합니다. 홍 전 수사기획관은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을 사법 처리한 '특수통의 전설'로 꼽힙니다. 황 전 국무총리는 검찰 재직 시절 공안통의 대표 주자로, 심지어 별명이 '미스터 국가보안법'이었을 정도입니다. 
 
특히 조 특검은 2009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조사 돼 수사를 받을 당시 홍만표 수사기획관과 웃고 있는 사진이 찍혀 언론에 얼굴이 공개,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런 탓에 조 특검이 12·3 계엄과 윤씨의 내란죄를 규명하는 수사보다 특검을 발판으로 개인 치적 쌓기엔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조 특검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 경험 민중기 특검
 
민 특검은 대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1988년 대전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수석부장판사 등 법원 요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민 특검은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창립 멤버입니다. 그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와 박근혜정부의 유착 의혹을 규명한 바 있습니다.
 
민 특검은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취임해 2021년 1월 사의를 표명할 때까지 3년 가까이 근무했습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민 특검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조사와 수사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라는 점, 김건희 특검은 검사만 40명이 파견될 예정이라는 점 등에서 판사 출신인 민 특검이 '매머드 특검'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염려하는 겁니다. 
 
실제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는 초대 김진욱 처장부터 오동운 처장까지 모두 판사 출신입니다. 때문에 수사 경험 부재에 대한 지적이 빈번했습니다. '고발사주' 사건 역시 판사 출신 부장검사가 수사를 맡으면서 초기 수사 실패가 불가피했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민중기 특검은 이날 서울 서초구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됐던 사건인 만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명현 특검, '군 수사외압' 폭로 법무관 출신
 
이 특검은 1962년생으로, 1990년 9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한 이듬해 중위로 임관해 2013년까지 20여년간 군 법무관으로 복무했습니다. 
 
이 특검은 한미연합사령부 법무실장,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합참 법무실장, 1군사령부 법무참모 등 주요 직위를 거쳤습니다. 
 
이 특검은 1998년 제1차 병역비리합동수사본부 국방부팀장을 맡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장남 병역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소령이던 이 특검은 수사 당시 자신의 직속 상관인 국방부 검찰부장이 기무사와 함께 수사를 방해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달했고, 이 보고서는 약 2년 뒤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수사 외압 진위에 관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 특검은 기자들과 만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이미 누가 진실을 은폐하는지는 나와 있다"며 소신껏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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