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L D&I 회사채 완판 성공…BBB채권 불씨 살릴까
2분기 유일한 BBB급 일반 회사채 발행서 완판
고금리에 신용보강과 재무 지원 중점 전략 통해
고난도 주관 성공한 키움, 하이일드 채권 선점 기대
2025-06-10 06:00:00 2025-06-1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9일 18: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HL D&I(014790)가 지난 2분기 BBB급 채권 발행에서 예상을 뛰어넘고 완판에 성공,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올해 초만 해도 국내 채권시장에선 홈플러스 사태 이후 BBB급 채권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높은 금리에 신용까지 보강하면서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HL D&I, 2분기 유일 BBB급 회사채 발행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 D&I는 올해 두 번째 일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조사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총 600억원 모집에서 222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최대 900억원까지 증액이 검토될 전망이다.
 
 
이번 회사채는 1년물 400억원과 1.5년물 200억원 규모로 모집됐다. 1년물은 6.0%~7.0%, 1.5년물은 6.2%~7.2%의 이자율이 제시됐고 각각 6.0%, 1.5년물은 5.8%에서 각각 모집물량을 채워 금리 할인에도 성공했다. HL D&I는 조달 자금 전액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으로, 오는 6월20일 만기 회사채 상환을 앞두고 있다.
 
HL D&I 회사채 발행 성공은 최근 시장에서 외면을 받은 BBB급 하이일드 채권 발행 시장에서 한 줄기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월 발발한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 사태와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불발 사태로 BBB급 하이일드 채권은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실제 지난 5월22일 진행된 CJ CGV(079160)의 4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예측조사에선 주문 금액이 100억원에 그쳤다. CJ CGV의 신용등급은 BBB+급으로 당시 CJ CGV는 희망 금리로 5.8~6.1%를 제시했다. 하지만 추가 청약에서도 20억원만 접수돼 나머지 280억원을 단독 주관사인 KB증권이 인수해야 했다.
 
이번 HL D&I 회사채 발행은 단순한 고금리가 아닌 신용보강과 재무 건전성 개선 행보가 시장의 설득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회사채 발행에선 발행사의 재무적 안정성과 HL그룹 차원의 재무 지원이 돋보였다”라며 “이 외에도 산업은행의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한 인수 참여로 신용보강이 이뤄진 점이 흥행을 이끌었다”라고 분석했다.
 
'하이일드 채권' 불씨 살릴까
 
HL D&I 회사채 흥행으로 하이일드 회사채 주관이 주목을 받는다. 앞서 하이일드 채권 발행은 증권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저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와 이어진 롯데손해보험 사태라는 암초에 부딪힌 것이다.  
 
현재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인 BBB급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4일 2년물 300억원, 3년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발행엔 2년 물에선 한국투자증권이, 3년 물에선 KB증권과 키움증권(039490)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특히 키움증권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하이일드 채권 발행 실력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키움증권)
 
앞서 키움증권은 채권 발행시장에서 고난도로 평가되는 채권 주관을 연이어 맡으며 실력을 증명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시장에서 난색을 표하던 삼척블루파워 3년 단일물 1000억원 규모 발행에서 대표 주관을 맡았다. 지난해 대형 증권사들이 모두 주관사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은 결국 완판을 이뤄냈다.
 
키움증권은 채권 발행시장에서 쟁쟁한 경쟁 증권사보다 앞서 저등급 채권 발행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사업을 확대했다. 대표적인 예가 한진그룹과의 파트너십이다.
 
키움증권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 BBB등급까지 추락했던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의 채권 주관을 맡았다. 2021년 키움증권은 대한항공(003490) 9700억원, 한진칼(180640) 1440억원, 한진 1300억원 발행에 참여한 바 있다.
 
이후 항공업황 회복으로 키움증권의 저등급 채권 주관은 빛을 발했다. 올해에만 키움증권은 대한항공의 회사채 발행 주관에 참여해 1435억원의 실적을 쌓았고, 5월 채권 주관실적에선 NH투자증권(005940)을 제치고 주관실적 4위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에선 아직 저등급 채권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완전하게 풀리지 않은 만큼 산업과 기업별 차별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채권 주관에선 기업 선별과 주관 전략이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승재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나타난 건설사 연쇄 부도와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로 채권시장 내 경계감이 커졌다”라며 “금리 인하 여력이 소진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량 기업과 비우량 기업 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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