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 부양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자, 항공업계도 새정부의 내수 시장 활성화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저성장 기조 속에 소비자들이 주머니에서 가장 먼저 덜어내는 것이 여행 지출인 만큼, 내수 회복이 곧 여행 수요로 이어져 업계도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대한항공의 새 기업이미지(CI)가 적용된 항공기 KE703편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경기 국면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여행 지출입니다. 이러한 소비 심리는 올해 1분기 항공사들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항공업계의 전통적 성수기로 꼽히는 1분기(1~3월)임에도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거뒀습니다.
대한항공(003490)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한 3509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형항공사(FSC) 보다 체력이 약한 저비용항공사(LCC) 상황은 더 안 좋았습니다.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272450)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 급감한 583억원을 기록했고,
에어부산(298690)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3.4% 하락한 402억원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089590)은 영업손실 3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습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여행 수요가 줄며 이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지만, 업계는 새 정부의 추경을 통한 소비 진작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확장 재정 기조를 내건 이 대통령은 최소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조만간 2차 추경도 단행할 방침입니다. 특히 2차 추경안에는 지역화폐와 온누리상품권 등 기존 내수 진작 수단이 대폭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는 여행 수요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성수기로 분류되는 1분기인데도 대부분 항공사들이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한 실효성 있는 내수 정책을 추진해주면 여행 수요도 함께 살아날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한국항공협회 역시 내수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국내 항공사들이 해외 항공사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항공과 관광은 내수 시장 활성화의 핵심 축으로 두 산업이 함께 성장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며 “지방공항과 연계된 지역 특화 관광상품 개발, 교통 인프라 개선 등에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는 “항공운송산업은 국가와 국가를 연결하는 핵심 네트워크 산업으로 한 번 뒤처지면 회복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항공 정책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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