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하면서 윤석열씨와 부인 김건희씨를 겨냥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그러나 이번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검찰의 입장은 다소 복잡해 보입니다. 윤석열정부에서 검찰은 윤씨 부부에 관한 사건을 대해 시간을 끌면서 수사를 방치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사건들이 특검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특검이 출범하면 윤석열 정권에서 검찰이 이들의 범죄를 덮어주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여부도 수사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씨와 김씨 관련한 검찰 수사는 크게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인 명태균 게이트(공천 개입 의혹), 서울고검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서울남부지검에서 살피는 중인 건진법사 게이트 등 세 갈래입니다.
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김씨의 공천 개입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윤씨 부부가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건네받은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핵심입니다.
이 사건을 초기 수사했던 창원지검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씨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결론을 내지 않고 사건을 중앙지검으로 넘겼습니다. 이미 명씨와 윤씨, 김씨가 나눈 메시지 등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음에도 사실상 윤씨 부부에 대한 수사는 멈춰 있었습니다. 창원지검장은 '친윤'(친윤석열)로 분류되는 정유미 검사장입니다.
지난달 22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창원지검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지검은 윤석열 검찰의 민낯을 드러낸 곳"이라며 "창원지검에 명태균 사건이 수사 의뢰된 때가 2023년 12월이다. 창원지검은 수사 의뢰 이후 9개월 동안 검사가 한 명도 없는 수사과에 방치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김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역시 '친윤'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취임한 이후 무혐의 처리 됐습니다. 김씨나 김씨의 어머니 최은순씨가 관련된 정황들이 이미 수사 과정에서 수집됐는데도 검찰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계속되자 서울고검에서 이 사건을 다시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한 이창수 중앙지검장, 수사를 맡은 조상원 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이 대통령이 당선이 유력해지자 사의를 표명했고, 대선 투표 당일 사표가 수리됐습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면서 김건희씨를 겨냥한 특검법을 수차례 발의했습니다. 그러나 윤씨는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거푸 거부권을 행사, 특검을 번번이 막아왔습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특검법은 윤씨 등에 대한 '내란 특검법', 김씨 관련한 의혹들을 살펴볼 '김건희 특검법',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방해 의혹을 파헤칠 '채상병 특검법' 등입니다.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검찰이 그간 수사해왔던 과정들 역시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를 게 뻔합니다. 조사·수사 고의적 지연, 봐주기 등 사실상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부분까지도 특검에선 드러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3개 특검법 중 내란·김건희 특검은 각각 파견검사 40명 등 총 205명 규모로 170일간, 채상병 특검은 파견검사 20명 등 총 105명 규모로 140일간 수사를 합니다. 3개 특검이 동시에 가동되면 파견검사만 100명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는 중앙지검 검사(약 260명)의 40%, 남부지검 검사(약 100명) 전체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첫날인 5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우선 특검 3법을 처리할 전망입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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