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이효진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임기 초 대통령실의 주요 참모진 윤곽도 드러나는 모양새입니다. 이중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정책실장 등 이른바 '3실장'의 내정이 주목받는데요. 일부 내각 인선에 앞선 3실장 임명이 이재명정부의 방향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3실장에는 이 후보의 최측근 임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친명(친이재명) 배제'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차기 인선 과정에서 ‘친명 배제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깜짝 인사 발탁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초기 대응 고려, 참모진 '선순위'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 측은 내각 인선 자체를 서두르는 대신 대통령실 위주의 참모진 인사를 우선한다는 방침입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 당선된 문재인정부의 사례를 검토한 겁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국정자문위원회를 거쳐 내각 인선에 나섰습니다.
이 후보 역시 인수위 없이 6월 4일 곧바로 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대통령실 참모진 위주의 초기 국정 운영이 불가피합니다. 실제로 장관 인선은 국회 인사청문위원회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초기 대응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당장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초청장 발송을 비롯해 미·중 전략 경쟁에 따른 관세 문제에 즉각 대응해야 합니다. 결국 주요 참모진은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임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집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이 후보 측은 내각 인선 자체를 서두르는 대신 대통령실 위주의 참모진 인사를 우선시 한다는 분위기다.(사진=연합뉴스)
'친명 배제' 3실장…'깜짝 인사' 가능성도
새 정부는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대통령 경호처장 △정책실장 등을 먼저 지명할 전망입니다. 국무총리나 장관급 인사는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고려해 시간을 두고 임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참모진 중 주축은 3실장입니다.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정책실장인데요. 그중에서도 비서실장은 대통령 그림자로 불리며 실질적인 2인자 역할을 합니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는 김민석 의원, 김병욱 전 의원, 김성환 의원, 김영진 의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등입니다. 모두 현재 민주당 선대위에서 요직을 맡고 있습니다. 친노(친노무현)계로 꼽히는 이 전 총장을 제외하면 모두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입니다.
특히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은 신친명계 핵심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총선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압승을 이끌었고, 이 후보의 두터운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마평에 오른 인물 중 유일한 비명(비이재명)계인 이 전 총장은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이 후보가 이끌던 민주당을 향해 "정신 좀 차리자, 정도를 가자" 등의 질타를 쏟아낸 바 있는데요. 지난 4월 공동강원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에 본격 합류한 뒤 이 후보 유세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관세 대응의 주축을 맡을 국가안보실장에는 위성락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위 의원은 현재 민주당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소속으로 외교·통상 정책의 핵심 조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문재인·노무현정부에서 통상의 두각을 나타낸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도 함께 물망에 오릅니다.
차기 정부 주요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할 정책실장에는 이 후보의 '경제 멘토'로 꼽히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거론됩니다. 이 원장은 이 후보와 30년 인연으로 이재명표 복지정책도 이 원장의 손을 거쳤습니다. 이른바 '경제 브레인'으로 꼽히는 홍성국 공동선대위원장도 정책실장으로 유력합니다.
다만 이 후보가 차기 인선 과정에서 '친명 배제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깜짝 인사 발탁 가능성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 후보는 지난 4·10 총선을 전후해 당을 친명계 위주로 재편하고 비명계 인사들을 배제했다는 '비명횡사' 논란으로 홍역을 치러야 했습니다. 이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친명계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전망입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1일 대구 유세에서 "지역이니, 색깔이니, 무슨 이념이니, 가치니, 그것보다 중요한 게 먹고 사는 문제 아닙니까? 좌파, 우파, 우리는 그런 거 안 합니다. 우리는 '실력파'한다"며 능력을 기반으로 한 인사를 강조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대한민국 사회의 주요 키워드가 '통합'으로 꼽히는 만큼 파격적 탕평 인사를 내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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