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불타는 금호·흔들린 한국…넥센타이어, 공급 기회 잡을까
금호 공장 화재로 생산 차질 현실화…매출 타격 불가피
넥센 체코 공장 가동률 확대로 수요 증가 대응 가능
2025-06-02 06:00:00 2025-06-0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9일 17: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금호타이어(073240)의 광주공장 화재와 한국타이어앤(161390)테크놀로지의 오너리스크가 겹치며 넥센타이어(002350)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국내외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던 핵심 공장이 멈춰선 상황이고, 한국타이어는 주요 완성차와의 OE(신차용 타이어) 거래 비중이 낮은 데다 총수의 법정구속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넥센타이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회사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아직 해외 공장의 가동률이 높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 국내 완성차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넥센타이어)
 
금호는 ‘화재’ 한국은 ‘오너리스크’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최근 광주 제2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설비의 60% 이상이 소실되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해당 공장은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량의 절반 이상, 글로벌 생산량의 20% 이상을 담당하던 핵심 거점이었던 만큼 향후 생산 차질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당초 금호타이어는 올해 약 6500만본 생산을 계획했으며, 이 중 국내 공장에서 2700만본을 만들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간 1400만~1600만본을 생산하던 광주공장이 멈춰선 만큼 기존 목표였던 6500만본 생산보다 줄어든 4900만~5100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주공장은 일반 승용차용 타이어, 그중에서도 완성차 제조사에 납품하는 OE 생산을 주로 담당해온 만큼 여파는 더욱 크다. 현대차·기아 등 주요 고객사에 납품되는 OE 제품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의 연간 매출이 최대 3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경쟁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넥센타이어는 최근 수년간 생산능력(CAPA) 확대에 주력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넥센타이어는 올해 말까지 연간 약 5000만본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양산·창녕 공장(3000만본)을 비롯해 중국(1100만본)과 유럽(1100만본) 등 해외 거점에서 물량을 확보하며 글로벌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유럽 체코 2공장 증설로 수출 물량 일부가 분산되면서 국내 생산라인의 일부를 OE 전용으로 전환할 여력도 생긴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넥센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OE 제품은 현대차·기아 등 주요 완성차의 볼륨 모델에 많이 장착된다”며 “같은 규격의 제품인 경우 완성차 제조사들이 대체 납품처로 넥센을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역시 금호타이어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잠재 후보군이지만, 현실적으로 수혜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타이어의 전체 매출에서 현대차·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4% 미만으로 제한적이고, OE 공급 경험이나 주력 모델의 대응력 측면에서도 넥센보다 유리하지 않다는 평가다. 게다가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조현범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상태인 만큼 경영 안정성에도 의구심이 따르고 있다.
 
 
넥센, 반사이익 전망엔 ‘조심’…수요 감당은 ‘가능’
 
결국 넥센타이어가 가장 유력한 반사이익 수혜사로 떠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넥센타이어의 수익성 방어 가능성과 경쟁사 공급 차질에 따른 수요 유입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보고서에서 “2023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당시 넥센타이어의 주가가 상승했던 사례를 참고하면, 이번에도 단기 랠리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다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OE 공급 확대를 위해선 생산라인 재편이 필요한데, OE 제품은 수익성이 낮고, 기존 라인을 전환하면 고마진 제품의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공장의 현재 가동률도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인 점도 반사이익 전망에 소극적인 이유 중 하나다. 넥센타이어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공장의 합산 가동률은 93% 수준으로, 휴일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100%에 근접한 상황이다.
 
다만 넥센타이어 체코 공장의 경우 현재 가동률이 60% 정도인 점과 연말까지 이를 100% 가까이 끌어올릴 계획인 점 등을 고려하면 금호타이어의 빈자리를 넥센타이어가 충분히 메꿀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체코 공장은 현대차·기아에 납품 가능한 규격의 타이어를 제작하는 만큼 금호타이어 물량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매출의 85% 이상이 해외 매출인 만큼 내수보다는 수출 위주로 대응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없진 않다”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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