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른바 '젓가락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사과' 이후에도 성별 논쟁을 반복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후보는 공중파 TV 토론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비판받았지만 페이스북으로 또다시 여성혐오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확산시켰습니다.
28일 선거유세 일정을 마무리한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뉴데일리>의 '[단독] 카리나 사진에 "XX 싶다" 댓글 단 이재명 아들, 벌금 500만 원 확정'이라는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여성 연예인에 대한 노골적 성적 발언이 들어간 기사 제목을 여과없이 공유한 건데요. 이는 사실상 자신이 인용한 '젓가락 발언'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의 댓글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3차 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혐오 발언으로 "불편할 국민이 있었다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힌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이슈를 재점화한 겁니다. 그의 사과조차 "방송에 나가기에 발언이 센 부분, 다소 불편한 부분"이라며 제한적이었습니다. 발언 자체가 여성 혐오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겁니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였던 강남 지역 유세 현장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직 후보자에게 관점을 물어보는 것은 정당한 질문"이라며 "공직선거 토론에서 후보자의 성범죄나 가치관 등을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검증의 잣대"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본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중요 검증 기회를 회피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표현을 굉장히 순화해서, 특정하지 않고 양당의 기준을 물어보는 식으로 물어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의 이같은 판단은 오히려 자신의 '여성 혐오'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후보는 그간 남성들의 역차별을 부각시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고, 남녀공학 전환에 반발해 벌어진 동덕여대 학생들의 점거 농성을 '폭동'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 후보에 대해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줄을 이었는데요.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도 TV토론을 통해 이 후보를 '여혐(여성혐오)·갈라치기 정치인'이라고 규정하며 비판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남성과 여성의 지지율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후보이기도 합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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