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해킹사태로 빛바랜 리밸런싱 성과
순차입금 줄인 SK, 재무구조 개선
계열사 줄여 매각…사업재편 박차
해킹사태 복병…영향 불가피할 듯
“큰 손해 가능성…이후 속도 영향”
2025-05-28 16:39:26 2025-05-29 17:46:38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SK그룹의 고강도 리밸런싱(사업 재편)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의 성과로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017670)의 유심(USIM) 정보 해킹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못하면서, 2년 동안 이어져온 순조로운 변화에 복병으로 작용하는 모양새입니다. 
 
SK그룹 서린사옥. (사진=연합뉴스)
 
28SK그룹 지주사인 SK(034730)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말 약 105000억원이던 이 회사의 순차입금은 약 810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지난 3월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제조회사인 자회사 SK스페셜티 지분 85%를 매각해 약 26000억원의 처분 이익이 반영된 효과입니다. 2022년 이후 신규 투자가 지속되면서 10조원을 웃돌던 순차입금은 지난 2023년 말 11조원까지 증가했지만, 본격적인 사업 재편 이후 10조원 밑으로 내려가게 됐습니다
 
자본금은 지난해 말 146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63000억원으로 약 17000억원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 의존도는 38.7%에서 27.9%로 하락했고, 부채비율도 86.3%에서 79.0%로 낮아졌습니다SK 관계자는 차입금 전체 규모를 줄이고 금리에서의 유리한 점 등을 고려해 구조를 장기화해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차원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사업 재편을 이어오고 있는 SK그룹은 올해도 이를 바탕으로 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앞선 SK스페셜티 매각에 이어 2분기에는 SK C&C가 보유한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매각 금액은 약 5000억원입니다
 
또 반도체 부문의 경우 SK하이닉스(000660)를 중심으로 정비를 진행 중입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편입합니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SK파워텍 지분,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 지분 등 약 18000억원 규모를 매각 예정 자산으로 결정했습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SK스페셜티 매각에 이어 다양한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는데 사업부문 단순화 및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SK텔레콤 해킹 사태는 이러한 재무구조 개선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해킹 사태에 따른 영향을 구체적으로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유심 교체 비용과 피해 배·보상, 과징금 등 향후 유형의 재무적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빅이슈인 위약금 면제가 현실화하면 재무 부담이 증폭돼 그룹 전체 사업 재편에 악영향이 불가피합니다. 결국 돌발 요소인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SK그룹의 순조로운 사업 재편 성과를 갉아먹는 형국입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은 핵심 사업을 위주로 계열사를 감축하면서 사업을 정비하는 것이 가장 포인트라며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그룹 리밸런싱 작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예상보다 큰 폭으로 손해를 볼 수 있는 지점이 많기 때문에 속도 측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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