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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6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키움증권(039490)이 계열 저축은행 실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 저축은행의 지난해 실적이 판이하게 갈려서다. 게다가 올해 1분기는 두 곳 모두 모두 손실을 내면서 키움증권의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다.
키움증권(사진=키움증권)
완전 자회사 저축은행 두 곳 모두 올 들어 적자
2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키움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9억원이다. 전년 말 30억원 대비 9억원 증가한 규모다. 특히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하다 2분기부터 흑자 전환해 연간 실적을 끌어올린 결과다.
반면 같은 계열 저축은행인 키움예스저축은행은 2023년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30억원 손실에서 271억원으로 적자 폭은 1년 만에 대폭 커졌다.
두 저축은행은 키움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다. 키움저축은행은 2013년에, 키움예스저축은행은 2016년 키움증권에 편입됐다. 키움증권의 인수합병 시기는 성공적이었다.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내기는 했지만 키움예스저축은행의 경우 2017년부터 한 해를 제외하고는 2022년까지 줄곧 실적이 성장하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키움저축은행도 저축은행 호황기로 불리는 2022년 무렵 역대 최고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부터 실적 희비가 갈렸다. 줄곧 흑자를 내던 키움예스저축은행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모회사의 실적을 깎아먹기 시작했다.
지난해 키움예스저축은행이 대규모 적자를 낸 데는 대손상각비의 영향이 컸다. 키움저축은행을 포함해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이자 비용을 중심으로 영업비용을 아꼈다. 반면 키움예스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비용이 늘어났다. 지난해 키움예스저축은행의 영업비용은 1801억원으로 전년 말 1521억원에 비해 약 280억원 불어났다.
키움예스저축은행의 영업비용 증가 이유는 이자 비용이 아니다. 지난해 예수금이자와 기타이자비용 모두 줄어들었다. 지난해 키움예스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690억원으로 전년 말 846억원 대비 감소했다. 대손상각비와 대출채권매매손실이 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키움저축은행과의 차이도 해당 항목에서 발생했다. 키움예스저축은행은 776억원이 넘는 비용을 대손상각으로 지출했다. 전년 말 366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대출채권매매손실도 11억원이 넘어 같은 기간 5억5447만원의 두 배로 뛰었다.
모회사 부담 커지자 유상증자 단행
키움예스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도 대규모로 쌓았다. 지난해 키움예스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은 1073억원이다. 대손상각을 대규모로 인식하고 대손충당금을 쌓았다는 것은 건전성이 좋지 못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키움예스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2.75%로, 1년 만에 6.31%에서 두 배 이상 뛰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악화 폭이 더 크다. 같은 기간 5.81%에서 14.27%로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 3.91%에서 9.69%로 상승했다. 키움저축은행도 11.07%로 빠르게 건전성이 악화됐으나, 두 저축은행 간 포트폴리오 차이가 있어 실적도 갈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키움예스저축은행의 대출은 기업자금대출 52.65%, 가계자금대출 29.83%, 공공 및 기타자금대출 17.52%로 구성돼 있다. 기업자금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총액을 줄였음에도, 기업대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전년 말 기업자금대출 비중은 61.91%에 달하기도 했다.
키움저축은행의 경우 기업과 가계 대출 비중이 비슷하다. 같은 기간 기업자금대출을 53.93%에서 47.41%로 낮춘 데다 가계자금대출도 전체의 48.01%를 차지하면서 키움예스저축은행 대비 쏠림 현상이 덜하다. 특히 키움예스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 중 20%가 넘는 규모가 연체되면서 건전성을 급격히 악화시켰다. 지난해 키움예스저축은행이 건설업종 잔액은 945억원이었는데, 이 중 351억원이 연체되면서 비중이 37.2%를 기록했다.
키움 계열 저축은행의 실적은 모회사인 키움증권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키움증권의 국내 자회사 일곱 곳 중 적자 법인은 키움예스저축은행뿐이다. 키움예스저축은행을 제외하면 키움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
직접적인 부담도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 희비는 갈렸으나, 올해 1분기 실적은 두 저축은행 모두 적자를 내면서 키움증권 실적을 갉아먹었다. 특히 지난 16일 키움증권은 키움예스저축은행을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키움증권은 2022년 300억원, 2023년 400억원 등 자본 수혈을 지속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키움예스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하는 등 금융지원을 단행했다"라면서 "키움예스저축은행와 키움저축은행에 대한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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