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파주·양주=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인천=김유정 기자] 수도권인 '경기'와 '인천'은 서울과 함께 주요 선거 때마다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곳입니다.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난 21일 <뉴스토마토>가 경기 북부와 인천광역시를 방문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는데요. 최근 여론조사 등의 동향과 비슷하게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대체로 많았는데요. 다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이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인천광역시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하트를 만들고 있다. 2025.5.21 (사진=연합뉴스)
연령별 엇갈린 민심…"내란 책임" 대 "논란 많아"
대선 후보들은 지난주와 달리 이번 주 수도권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중 경기북부는 총 17개 지역구로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15개의 의석을 차지하며 대승을 이룬 곳이기도 합니다. 나머지 2개의 의석은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았는데요. 그중 동두천·양주·연천에서 김성원 의원이, 포천시·가평군에서 김용태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이날 방문한 곳은 김성원 의원 지역구와 고양·파주·의정부 등인데요. 이곳 유권자들은 대체로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지 않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요. 특히 3040 연령대는 정치색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꺼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반대로 70대 이상의 시민들은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당당히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 후보의 지역 유세 현장을 멀리서 보고 있던 70대 남성 이씨는 김 후보의 꼿꼿한 모습을 지지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민주주의가 다수결이라고 하나 민주당이 (거듭된 탄핵을 한 것은) 잘못했다"라며 "뭘 엄청난 잘못을 했다고 국회에서 국무위원들이 머리를 숙이며 사과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김씨도 "김 후보는 과거 행적을 보면 깨끗하지 않나 그래서 지지한다"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이런 모습은 20대 남성에게도 볼 수 있었는데요. 20대 학생이라고 밝힌 한씨는 "부모님이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최근에 기사를 보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온갖 논란과 비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자세히는 모르지만 민주당은 부정과 부패가 많아 보여서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4050 유권자들은 달랐습니다. 동두천에 거주한다고 밝힌 50대 여성 이씨는 "친구랑 밥 먹으려고 왔는데, 김 후보가 유세를 하고 있길래 잠시 본 것일 뿐 난 이재명을 지지한다"라며 "당연히 이재명을 찍어야 하지 않나. 지금이 어떤 국면인가. 내란 국면이다. 저렇게 내란에 책임 있는 사람이 자신을 찍어달라는 것을 보고 있으니 답답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성남시장 때 이미 행정 능력이 검증된 사람 아닌가"라며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이유를 밝혔습니다.
부동산 관련 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50대 남성 김씨는 "내란에 책임 있는 자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빨리 정권이 바뀌어서 내란을 척결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도 좋아지지 않겠나. 이재명이 뭘 해도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재명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투표는 반드시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의정부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유씨는 "사실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번 기사를 보고 공부하게 됐는데, 이재명에게 표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더 이상 자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투표할 생각이다. 그동안 이 후보는 '사법리스크'로 가려졌던 것 같은데, 경기도지사 시절 했던 정책 등을 다시 살펴보니 이번에는 꼭 당선돼 경제를 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민심…"이재명 말곤 없어" 대 "1번만 빼고"
특히 인천은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14개 지역구 가운데 12개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곳인데요. 이 흐름을 이번 6·3 대선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인천 남동구와 서구를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이재명 후보를 뽑겠다는 이들은 이 후보의 정책과 정치 이력을 주요 이유로 꼽았습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정씨는 "정답이 이재명 후보밖에 없다"며 "여성 인권에 관심 있고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대통령 자리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의 유세 현장을 보러 간다는 40대 여성 유씨는 "지금까지 내세웠던 공약을 거의 다 지켰다. 유능하고 추진력 있다"며 "(이 후보가) 아닐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60대 여성 이씨는 "이 사람 말고 할 사람이 없다. 위기관리를 제일 잘할 것 같다"며 "지금은 이재명!"을 외쳤습니다. 옆에 있던 이씨의 남편도 "정치 경험이 제일 뛰어나다고 본다"며 "이재명이 아니면 대통령 할 사람 없다"고 거들었습니다. 동네를 산책하던 50대 남성 임씨는 "전 정권이 너무 못했다. 이번에는 바꿔야 된다"며 정권교체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인천 서구에 거주 중인 60대 남성 한씨는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서민의 삶이 자기 몸에 배어 있는 게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40대 여성 조씨는 제일 필요한 말을 해주지 않냐. 무엇보다 (후보 중) 정상"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불편한 이야기도 말을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반면 '반이재명'을 외치는 유권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주차장 관리원인 70대 남성 이씨는 "민주당은 죽어도 안 된다.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은 싫다"며 "이 양반(이재명)은 거짓말쟁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이재명이 한 사람당 25만 원씩 준다고 하는데, 그거 받으면 젊은 사람들이 일을 하겠냐"며 "나라 경제 발전 시키는 사람이 최고다. 지금 나랏빚이 1,000조가 넘는다. 후세들이 (빚을) 어떻게 갚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바이크를 타던 50대 남성 최씨도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누구인지' 묻자 "1번만 빼고"라고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의혹도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연수구에 거주 중인 50대 여성 김씨는 "일단 이재명 아니면 된다"며 "(김 후보가) 소외계층 찾아가서 인터뷰하는 거 보니 진심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산책 중이던 20대 남성 이씨는 "굳이 뽑으면 4번"이라며 "1, 2번 후보들 공약은 별로 와닿지 않는다. 근데 이준석 후보는 그나마 현실성 있고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공약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서구에서 거주 중인 40대 여성 권씨는 "MZ 세대를 위한 젊은 분이 됐으면 한다"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보니 '교권 잡는다'는 문구가 딱 보였다. 그분이 끝까지 후보로 남아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성원 의원이 21일 경기 동두천시 지행역 광장을 찾아 유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양·파주·양주=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인천=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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