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6월3일 치러지는 21대 대통령 선거는 60대 이상 고령층 유권자가 40대 미만 유권자를 합친 것보다 많은 첫 대선이 될 전망입니다. 전국 선거로 봤을 땐 지난해 22대 총선이 60대 유권자가 40대 미만 유권자보다 많은 첫 사례였지만, 대선으로선 이번이 처음인데요. 특히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만큼, 앞으로 6070 세대의 유권자수 우위는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전국 선거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고령층의 투표율이 높았던 만큼,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선서 60대 이상 비율…20대 29.7%→21대 33.0%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대선 선거인 명부가 이날 확정돼 23일 공표됩니다. 가장 최근 세대별 인구 통계와 지난 2022년 20대 대선 선거인 명부를 비교해보면, 처음으로 이번 대선은 60대 이상 유권자가 40대 미만 유권자의 합보다 더 많은 선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안전부 통계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60대 이상 인구는 1463만752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유권자가 될 수 있는 만 18세 이상 전체 인구가 4437만8308명인 가운데 60대 이상이 33.0%를 차지했습니다.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이 30%를 넘긴 것 역시 이번 대선이 처음입니다. 이와 비교해 18~19세는 89만5802명, 20대는 585만8472명, 30대는 663만2515명으로 40대 미만의 합은 1338만6789명입니다. 60대 이상이 40대 미만의 합보다 125만737명 많았습니다.
급격한 고령화가 유례없는 대선 지형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20대 대선 때만 해도 60대 이상 유권자의 비율은 29.7%였습니다. 대략 3년 만에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이 3%포인트 넘게 오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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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구 구조와 세대별 투표율을 고려할 때 60대 이상의 표심이 이번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인구 구조로 봤을 때 60대 이상 인구가 그 어떤 연령대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역대 선거에서도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최근 치러진 2022년 20대 대선과 2024년 22대 총선의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60대와 70대에서 무려 80% 이상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60대와 70대 투표율이 20대 대선에선 각각 87.6%, 86.2%였고, 22대 총선에선 각각 82.0%, 84.7%였습니다. 60대와 70대에서 10명 중 8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한 겁니다. 80대 이상에서도 60%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22대 총선에서 20·30대 투표율이 50%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80대 이상의 투표율도 상당히 높게 나왔습니다.
20대와 30대 투표율의 경우 20대 대선에선 각각 71.0%, 70.7%, 22대 총선에선 각각 52.4%, 55.1%로, 60·70대 투표율과 비교하면 최소 15%포인트에서 최대 30%포인트 차이로 낮았습니다.
이재명(왼쪽부터) 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승패 가르는 '세대별 투표율'…김문수, 70세 이상 '강세'
특히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격차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론조사의 경우, 세대별로 응답자 100%가 투표에 참가한 것을 상정해 후보별 지지율을 계산합니다. 하지만 실제 대선에선 투표율이 65∼70%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세대별 투표율이 높고 낮음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지지율 면에서 열세에 있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경우 고령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5월19~20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각 대선 후보의 70세 이상 지지율은 김문수 63.2% 대 이재명 30.6% 대 이준석 3.3%로 집계됐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비해 32.6%포인트 높았습니다.
이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5월19~21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선 각 대선 후보의 60대 지지율은 김문수 47% 대 이재명 42% 대 이준석 5%, 70세 이상 지지율은 김문수 56% 대 이재명 36% 대 이준석 1%였습니다. 70세 이상에서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20%포인트 차이로 앞섰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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