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부 능선 넘은 어대명…관전 포인트 '넷'
범보수 단일화 불협화음 속 이재명 대세론 '이상 무'
트리플 크라운 달성 여부 촉각…민주당, 설레발 자제
보수 텃밭 영남도 '들썩'…노무현·문재인 넘을지 관건
이재명 압승 초읽기…'섀도 캐비닛' 밑그림 구체화 중
2025-05-22 18:10:14 2025-05-22 18:10:14
[뉴스토마토 이진하·이효진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6·3 조기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세대별 투표율만이 아닙니다. 최대 변수인 '범보수 단일화'를 비롯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전례 없는 '트리플 크라운'(최다 득표수·득표율·격차)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영남권 득표율 섀도 캐비닛(예비내각) 등이 6·3 조기 대선의 막판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특히 범보수 단일화는 현재의 다자 구도를 양자 대결 구도로 전환할 수 있는 핵심 키인 만큼, 대선 막판까지 판을 흔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후보의 트리플 크라운과 영남권 득표율, 섀도 캐비닛 등은 차기 정부의 국정 주도권과 맞물려 있습니다. 이 후보가 87년 체제 이후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질지도 주목됩니다.
 
 
6·3 조기 대통령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선두를 달리며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①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저 이준석과 개혁신당은 끝까지 이준석, 그리고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차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모든 여론조사 지표는 '이준석으로의 전략적 선택'이 이재명 후보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승리의 방정식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거부는 지지율 상승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46%로 전주와 비교해 3%포인트 떨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김 후보는 전주 대비 5%포인트 상승한 32%, 이준석 후보는 3%포인트 오른 10%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완주에 대한 부담감을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됐는데요. 선거비용 전액 보전 득표율은 15% 이상입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 지지율도 더 올라 이준석 후보에 대한 단일화 압박이 커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재원 비서실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후보와 김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단일화를 통해 정권 획득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생기면 보수 진영 내 단일화 압박이 있을 것이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파고를 뚫고 범보수 진영이 단일화에 성공한다고 가정해도 '어대명' 판세를 뒤집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 김문수·이준석 중 어떤 후보가 나와도 이재명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유명무실해진 국민의힘 빅텐트와 달리 국민의힘 출신 김상욱 의원,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 등을 영입하며 '친이재명 빅텐트'를 광폭으로 넓히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②어대명 트리플 크라운
 
이재명 후보가 '트리플 크라운'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최다 득표수·득표율·격차로 당선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헌법 체계 이후 최다 득표 당선자는 윤석열씨입니다. 지난 2022년 치러진 제20대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639만4815표를 얻었습니다. 1614만7738표를 얻은 이재명 후보를 단 24만7077표 차로 이겼습니다. 윤씨는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이재명 후보와 득표율이 단 0.73%포인트 차로 접전을 치렀습니다.
 
최대 득표율은 박근혜씨가 얻었습니다. 지난 2017년 18대 대선 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51.55%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48.02%에 그쳤습니다.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유일하게 50%를 넘긴 승리입니다.
 
최대 득표율 격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달성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17대 대선 한나라당 후보였던 당시 48.67%의 득표율로 당선됐는데요. 26.14%를 얻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22.53%포인트 차로 크게 꺾었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섣부른 확신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박찬대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선거 결과에 대해 낙승, 압승 등 발언도 금지한다"며 "현재부터 예상 득표율과 낙승을 언급할 경우 징계를 포함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내부 단속에 나섰습니다. 
 
이재명 후보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경기 의정부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는 "우리가 한 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대선일인) 6월 3일을 압도적인 승리의 날이라고 하면 안 되고 압도적인 응징의 날"이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③이재명 영남 득표율
 
이 후보는 선대위를 꾸리는 과정에서 파격적인 보수 인사를 등용했습니다. 배경에는 '국민 통합'이란 명분도 있지만, 민주당의 열세 지역인 영남 표심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는데요. 실제 이 후보는 영남 지역 유세에서 각 지역에 맞는 정책과 공약을 발표하면서 바닥 민심을 끌어올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그동안 고전했던 대구·경북(TK) 지역은 골목 유세 등을 통해 필승 전략과 예상 득표율 등을 제시하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 캠프의 인사가 연일 TK 지역을 찾는 것도 민심을 흔들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대구를 방문해 TK 인재 등용에 적극 나설 것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혹시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다음 정부 이름은 '국민주권정부' '통합의 정부'로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재명 후보도 저도 경북 안동 사람이고, 이 후보는 TK 기반의 최초의 민주당 후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와 '영남' 득표율을 살펴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15대)이 영남 지역에서 10%대에 그쳤습니다. 이후 16대인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때 부산·울산·경남(PK)에서 평균 30.73%를 달성했습니다. 이후 19대 문재인 대통령 당시에는 역시 PK에서 30%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지만, TK에선 여전히 20% 초반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TK 민심도 들썩이는 추세입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이재명 후보의 영남권 여론조사 추이는 30% 이상을 넘기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PK가 아닌 TK 지역에서도 민주당 계열 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④섀도 캐비닛
 
이번 대선은 조기대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한 민주당에서는 집권 가능성을 대비한 내각과 대통령실 구성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처별로 최대 10여 명에 달하는 장관 후보군을 추천받고 있으며, 인재 추천 과정에 대한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검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민주당의 '섀도 캐비닛'과 관련된 민주당의 밑그림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구체적으로는 여성 비중을 늘리고, 전문가 집단 대신 정치인이나 관료를 중용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먼저 이 후보가 여성 비율을 40%까지 높이기 위해 폭넓게 인재를 찾겠다는 방침을 내놨다고 전해졌는데요. 이는 지난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의 캠프 구성원 80여 명 중 여성 인력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지나치게 여성 비율이 적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이 후보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에게 직접 연락해 캠프에 합류를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교수 출신 대신 전문관료와 정치인을 중심으로 내각을 짤 방침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행정가로서 경험을 중요하게 본다는 후문입니다. 국정 2인자로 꼽히는 국무총리도 관료 출신을 포함한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이 후보는 줄곳 지역 유세에서 밝힌 것처럼 계파와 진영을 넘어선 인선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국정 운영의 손발을 담당하는 장관직도 국회의원직 겸직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따라서 의원직 승계가 가능한 비례대표 의원이 우선적으로 인사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런 배경에는 그동안 이 후보가 부처 개혁 이슈를 밝힌 곳에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이 후보가 집권 시 내각 인선을 서두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이는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 대신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활용했던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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