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윤석열씨가 17일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했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결단을 촉구한 지 이틀만입니다. 국민의힘은 '원팀'을 재차 띄우며 외연 확장에도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6·3 대선을 17일 앞둔 상황에서 윤씨 탈당이 대선판의 '막판 변수'로 떠오른 모습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사저로 들어서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전 조율 없어…당내 여론 악화에 '결정'
윤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을 탈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길지 않은 정치 인생을 함께하고 저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게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을 떠나는 이유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며 "백의종군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씨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는 "김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며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윤씨의 40년 지기 석동현 변호사도 '백의종군'을 선언했습니다. 석 변호사는 이날 "선대위 시민사회 특별위원장 직책을 내려놓고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돕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씨의 탈당은 국민의힘과 사전 조율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개최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전 조율 여부에 관해 "전혀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윤씨가 국민의힘 탈당을 결정한 배경에는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지지층의 결집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석됩니다. 이 때문에 윤씨 탈당이 대선판의 마지막 변수로 격상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승리를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황우여 선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문수, 홍준표, 한동훈,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 권영세 비대위원장.(사진=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국힘 "잘한 결정"…야권 "제명했어야"
국민의힘 내부에선 계파를 가리지 않고 윤씨의 결단을 '잘한 결정'이라며 치켜세웠습니다.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이 "이제는 하나가 돼야 한다"는 반응을 내놨는데요. 윤씨 출당 이후 이들의 재결합 여부가 가능할지가 관건입니다.
김 후보도 이날 '원팀'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뜻을 존중한다"며 "뜻을 받들어 당이 단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정치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도 합류를 권하고 있습니다. 오는 18일 홍 전 시장 설득과 합류를 요청할 '하와이 특사단'이 출국합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에 관해 지속해 거부해왔습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비상계엄 원죄를 지울 수 없고 헌재의 탄핵 인용이 김정은 독재국가 같다던 김 후보의 시대착오적 인식이 가려질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윤씨의 탈당으로 국민의힘이 외연 확장을 통한 '반명 빅텐트'를 꾸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겁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탈당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비판도 나옵니다.
관련해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은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촉구하는 게 아니라 제명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이 당을 위한 행위를 했다'라고 평가할 것"이라며 "그런 행위가 국민의힘을 더 병들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 대선의 변수가 될 순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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