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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삼성증권(016360)이 올
상반기 예정이던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 기업공개(IPO)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주관 역량 시험대에 올랐다. 두 기업
의 상장 철회는 최근 시장 변동성과 기관투자자의 투자 심리 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증권은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실 있는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형 IPO 잇단 철회…시장 변동성에 발목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올해 5월에 진행될 예정이었던 IPO는 잠정 연기됐다.
이번 상장 일정 연기는 지난 4월30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은 탓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희망공모가로 주당 1만15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제시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4789억~5622억원 수준으로, 기존 1조원에서 대폭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적정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때 상장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상반기 최대어로 꼽히던 DN솔루션즈도 지난 4월30일 IPO 일정을 뒤로 미뤘다. . DN솔루션즈 역시 상장 전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주문을 받았다.
국내 시장 점유율과 매출액 기준 1위, 금속절삭기계 분야에서 글로벌 3위 기업인 DN솔루션즈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조1039억원부터 5조663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국내 기관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 하단인 6만5000원에 주문을 넣었고 해외 투자자 관심도 저조해 상장 연기가 결정됐다.
현재로서는 시장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투심 약화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대형 IPO는 시장의 회복까지 지연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4월부터 시작되는 계절적인 비수기와 더불어 IPO시장 전반에 걸친 투심 약화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기관투자자의 투심 약화가 개인투자자로까지 전이되고 있는 상황으로 대형주의 경우 시장의 회복이 있기 전까지 상장을 지연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심 위축 속, 삼성증권 IB 전략 차질
삼성증권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DN솔루션즈 IPO로 각각 559억원, 2964억원의 실적을 기대했지만 상장 철회로 모두 무산됐다. 대형 IPO가 잇달아 지연되면서 삼성증권의 주식자본시장(ECM) 역량 강화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진=삼성증권)
삼성증권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IPO를 ECM 역량 강화에 초석으로 삼아왔다. 이를 위해 지난 2023년 조직개편에서 IPO를 담당하는 CM본부를 기존 3개 팀에서 4개 팀으로 확대 개편키도 했다. 이어 ECM을 총괄하는 신임 IB1부문장으로 내부인사인 이충훈 부사장을 선임해 조직에 힘을 실어줬다.
실제 삼성증권은 메가존클라우드, 리벨리온 등 정보기술(IT)·인공지능(AI) 기업의 IPO를 주관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이해 상충 문제로 주관업무에서 배제되곤 했던 대기업 계열사 상장에도 참여했다.
내실 다지기로 전환…서울보증보험 성공에서 '교훈'
삼성증권은 당장의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IPO 주관을 추진해간다는 계획이다. 발행사와 시장의 수요에 충족할 시기에 재추진하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 3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서울보증보험 상장 기념식. (사진=한국거래소)
대표적인 예가 최근 상장한 서울보증보험이다.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지난해 한차례 상장을 미룬 뒤 재추진, 3월14일 최종적으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서울보증보험 IPO를 두고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공모가 하단 기준 서울보증보험의 배당수익률은 약 11%로 고배당 조건을 제시했지만 당시 하이일드 채권 금리가 8~9% 수익률을 보여 고배당주로서 매력이 통할지가 관건이었다.
하지만 3월부터 이어진 금리 하락과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한 안정 주식 선호 심리가 이어지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서울보증보험은 상장 첫 날 공모가대비 23.08% 오른 3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7일 기준 주가도 3만5700원으로 상장 이후 꾸준하게 3만원 중반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추진 중인 IPO의 경우 기업 자체 문제 때문이라기보다는 시장 상황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라며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향후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는 시기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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