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동연·김경수 '3파전'…김두관 '경선 불참'
경선 룰 놓고 '내홍'…'어대명' 들러리 우려
2025-04-14 18:05:06 2025-04-14 20:36:38
 
 
[뉴스토마토 한동인·김유정 기자] 민주당 대선 경선이 끝내 3파전으로 압축됐습니다. 대선 경선 룰에 반발한 김두관 전 의원이 이탈하면서 민주당 예선전은 이재명 전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간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입니다. 대선 경선이 사실상 '이재명 추대' 분위기로 흘러감에 따라 당 내홍 수습이 민주당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지사의 막판 참여로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당 내부에선 사실상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을 위한 '들러리 경선'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김동연 경기도지사·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진=뉴시스, 연합뉴스 제공)
 
"단 하나도 양보않은 이재명"…내홍 폭발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14일 '권리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로 당 후보를 최종 선출하는 경선 룰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경선일로부터 1년 전 입당하고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당원 110만명의 투표 50%와 '민주당 지지자+무당층'이 응답한 여론조사 표본 100만 명(안심번호 추출)의 응답 50%를 합산한다는 겁니다. 
 
그간 당 내부에선 이번 경선 룰을 놓고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지난 19·20대 대선에서는 일반 국민을 선거인단으로 모집하는 '국민경선' 방식을 택했는데, 이번에는 '역선택 가능성'과 '당원 주권'을 이유로 50대 50이라는 룰이 결정됐습니다. 이는 민주당 권리당원이 아니라면 민주당 경선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 룰로, 1997년 15대 대선 이후 처음입니다. 이를 두고 비명계에서는 이미 당을 장악한 이 전 대표에게 유리한 규칙이라며 반발했는데요. 경선 룰의 변화는 끝내 없었습니다.
 
결국 해당 룰이 최종 확정되기 직전 김두관 전 의원은 민주당 경선 이탈을 공식화했습니다. 그는 이날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저버린 민주당 경선을 거부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경선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어대명 판에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는 "당 선관위에서는 후보 측과 어떤 설명이나 논의도 없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 불가'를 발표했다"며 "후보들과 협의 없는 경선 룰은 특정 후보를 추대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이 역선택을 고려해 권리당원 투표를 50% 반영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공화주의 질서가 반민주 세력에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십니까"라며 "정치가 국민의 민주 역량을 믿지 못하면 어떻게 정치가 미래의 희망을 설계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의원 총회에서 후보를 뽑겠다고 결정했다'면 차라리 민주당이 더 솔직해졌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사실상 이 전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민주당 경선 거부를 선언한 김 전 의원이 대선 출마 자체를 접은 건 아닙니다. 김 전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대선 불출마는 아니다"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하든, 길은 여러 가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지사 측도 이번 경선 룰에 대한 불만이 상당합니다. 김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완전국민경선이) 우리 민주당의 원칙이자 전통으로, 이 규칙으로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 이재명 전 대표도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 룰로 당선이 됐다"며 "이 같은 원칙과 전통이 지금 파괴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김 지사는 경선 룰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입니다. 김 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 당원이 결정한 만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밭을 탓하지 않는 농부의 심정으로 경선에 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4파전으로 경선이 치러진다 해도 이 전 대표를 제외한 후보들의 지지층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전 대표가 룰을 비롯해 단 한 가지도 양보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선 '본궤도'…김동연·김경수 지지율 '주목'
 
경선 룰에 반발하던 김 지사가 경선에 참여하면서 민주당 대선 경선은 이재명·김동연·김경수 '3파전'으로 최종 확정됐습니다. 민주당은 5월 초 최종 후보 선출을 목표로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수도권·강원·제주 순회 경선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미 각 후보들도 자신의 강점을 돋보이기 위한 일정에 나선 상태입니다.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정한 이 전 대표는 '실용'과 '성장'에 방점을 찍고 본격적인 공약 발표에 나섰습니다. 첫 공약은 AI(인공지능) 투자로 내걸었습니다. 
 
'경제도지사'라는 슬로건으로 민선 8기 경기도지사를 지낸 김 지사는 '경제'에 방점을 찍고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다시, 함께'를 슬로건으로 내건 김 전 지사는 지난 13일 세종에서 출마를 공식화한 후 첫 일정으로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다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동연·김경수 예비후보에 대한 유의미한 지지율이 나타나고 있지 않아 '어대명'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되레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3파전의 경선으로 '일극체제'에 대한 이미지를 벗었다는 안도감이 표출되는 모양새입니다. 
 
변수는 PK(부산·울산·경남) 민심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평론가는 "김 전 지사는 결국 민주당 내 PK의 상징이다"라며 "김 전 지사가 가진 PK에서의 지분이 확인되는 것도 경선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15일 하루 동안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칠 계획입니다. 여기에 1~4차 순회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하고, 국민선거인단 여론조사는 이달 21~27일 사이 중 이틀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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